꽃게잡이가 시작된 지난 21일 충남 태안 백사장항 위판장에서 어민들이 잡은 꽃게를 옮기고 있다. 태안군 제공
“250㎏ 잡았네요. 초기 조업치고는 어획량이 나쁘지 않습니다.”
신진춘 해광호 선장(모항 선적 7.31톤)은 22일 새벽 통발로 잡은 꽃게를 수협 위판장에 넘겼다. 금어기가 풀린 21일에 이어 이틀째 바다에 나갔다. 지난해 하루에 2000㎏도 잡았으니 오늘 어획량이 많다고 할 수 없지만 꽃게잡이는 추석이 지나야 대목이니 만족한다고 했다.
첫 꽃게 조업일인 21일 충남 태안 백사장항, 모항, 신진도항 등을 떠난 어선들이 밤새 10톤 안팎의 꽃게를 잡아 귀항했다. 어선당 200~800㎏ 수준이었다. 방제식 은성호 선장(백사장항 선적, 9.77톤)은 “자망으로 잡는데 하루에 1000㎏ 정도 올라온다. 어장은 좋다”고 했다. 태안군은 “지난해 금어기 직후 첫 조업일에 꽃게 수확량이 1.5톤이었다. 올해 꽃게잡이는 대풍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시세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0% 선에서 형성됐다. 서산수협은 이날 위판한 꽃게 시세가 크기에 따라 ㎏당 8천원(대), 6천원(중), 5천원(소) 정도라고 밝혔다. 주재은 모항 판매사업소 주임은 “조업 초기여서 대도시에서 시세가 형성되지 않았고, 꽃게 살도 꽉 차지 않아 지난해보다 많이 떨어졌다”며 “그러나 햇게인데도 크기가 좋아 본격적인 출하 시기가 되면 시세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안 꽃게는 청록색의 윤기나는 껍질이 두껍고 단단하며 특유의 반점이 오밀조밀하게 몰려 있는 특징이 있다. 꽃게의 타우린 성분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망막 형성과 시력 보호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알코올을 해독해 심장과 간 기능을 강화하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당뇨병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서산수협 백사장위판장의 문성진 주임은 “태안 앞바다 전역에 꽃게 어장이 잘 형성돼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20~30% 늘었다. 가을은 꽃게 가운데 90%가 수게여서 주로 찜이나 탕용으로 판매된다”며 “태안의 대표 수산물인 꽃게 풍년이 들어 지역경제에 숨통이 트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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