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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 특사’ 이상설 선생 기념관 선다…내년 6월 고향 진천에

등록 2022-08-30 17:09수정 2022-11-02 15:06

’러시아 우수리스크 수이푼강변에 서 있는 보재 이상설 선생 유허비. 오윤주 기자
’러시아 우수리스크 수이푼강변에 서 있는 보재 이상설 선생 유허비. 오윤주 기자
“조국 광복을 이루지 못했으니, 몸과 유품은 태우고 제사도 지내지 마라.”

평생을 독립운동가로 살다 러시아에서 순국한 보재 이상설(1870~1917) 선생의 유언이다. 이 마지막 말에 따라 선생의 유해는 러시아 우수리스크 수이푼강에 뿌려졌고, 강변엔 유허비가 섰다. 유허비엔 “광무 황제 밀지를 받고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이준 이위종을 대동하고 한국 독립을 주장하다. 그 유언에 따라 화장하고 그 재를 이곳 수이푼 강물에 뿌리다”라고 씌어 있다.

선생은 1907년 4월 “을사늑약은 대한제국의 뜻에 반하고, 국제법(공법)을 따르지 않은 원천 무효”라는 내용을 담은 고종 황제의 밀서를 지니고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 평화회의에 참석하려던 ‘헤이그 특사’였다. 일본의 방해로 회의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세계 곳곳에 대한독립의 당위성 등을 알렸다.

진천 서전고 체육관 외벽에 설치된 고종 황제의 헤이그 밀서. 오윤주 기자
진천 서전고 체육관 외벽에 설치된 고종 황제의 헤이그 밀서. 오윤주 기자
충북 진천 산척리에서 나고 자란 선생은 대과(과거)에 급제해 성균관 교장·의정부 참찬 등을 지냈으며, “율곡 이이를 이을 대학자가 될 것”이라는 찬사를 받는 등 일찍이 천재로 이름났다. 미국 선교사 헐버트 등과 교류하면서 영어·프랑스어 등을 익혔고, 수학에도 능통해 우리말 수학책 <산술진서>를 남겼다.

1905년 을사늑약 때 벼슬을 접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해 국외에서 독립운동 외길을 걸었다. 선생은 망명했지만, 고종 황제는 외국어·신문명 등에 두루 밝은 그를 ‘헤이그 특사’ 정사(대표)로 삼을 정도로 아꼈다.

진천 서전고 교정에 설치된 이상설 선생 동상. 오윤주 기자
진천 서전고 교정에 설치된 이상설 선생 동상. 오윤주 기자
선생은 국외에서 항일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1906년 북간도 연길 용정(룽징)에 민족 교육 요람 ‘서선서숙’을 세웠다. 또 연해주·간도 등 동포와 만든 ‘성명회’를 통해 미국·중국 등 열강에 일제 침략을 규탄했으며, 독립운동기지 ‘한흥동’을 개척하고, 국내외 의병연합군 ‘십삼도의군’ 편성을 주도했다.

선생의 고향 진천이 선생의 뜻을 잇는 데 힘쓰고 있다. 1999년 복원한 생가 옆엔 러시아 우수리스크 유허지에서 가져온 흙을 담은 묘소를 조성했다. 선생이 숨진지 100년 되던 2017년 그의 고향 진천엔 서선서숙의 뜻을 잇는 ‘서전고’를 세웠다.

30일 진천군과 진천문화원 등은 진천읍 산척리 선생의 생가 옆에서 ‘이상설 선생 기념관’ 상량식을 했다. 한옥 형태의 기념관 기둥에 보를 얹고, 마룻대를 올렸다.

송기섭 진천군수가 30일 이상설 선생 기념관 상량식에서 안전을 기원하는 예를 올리고 있다. 진천군 제공
송기섭 진천군수가 30일 이상설 선생 기념관 상량식에서 안전을 기원하는 예를 올리고 있다. 진천군 제공
보재 이상설 선생 기념관 조감도. 진천군 제공
보재 이상설 선생 기념관 조감도. 진천군 제공
진천군 등은 내년 6월 말까지 75억6천여만원을 들여 9904㎡ 터에, 1508.69㎡ 규모의 기념관을 지을 참이다. 기념관 건립에는 국비·지방비뿐 아니라 군민 성금도 들어간다. 장주식 보재 이상설 선생 기념관 건립 추진위원장(진천문화원장)은 “많이 늦었지만 선생의 뜻을 이을 수 있는 기념관 조성이 순조롭게 진행돼 다행”이라며 “유족회, 전국 문화원, 학계 등을 통해 선생 관련 유품, 저서 등을 수집해 기념관에 담는 등 선생의 뜻을 알리는 데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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