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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울렛 화재 7명 사망·1명 중태…모두 하도급·협력업체 노동자

등록 2022-09-26 17:06수정 2022-09-27 12:26

소방당국이 26일 오후 실종자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남성인 이 실종자는 화재가 발생한 지하1층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최예린 기자
소방당국이 26일 오후 실종자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남성인 이 실종자는 화재가 발생한 지하1층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최예린 기자

26일 아침 7시45분께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지하에서 불이 나 근무자 7명이 숨졌다. 구조된 1명도 생명이 위태롭다. 불은 7시간여 만인 오후 3시께 진화됐으나 소방관들은 지하 공간에 들어찬 짙은 연기와 유독가스 때문에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이 난 지하 1층은 주차장과 물류 상하차 시설이 있다. 현장에 있던 40대 물류업체 직원은 소방당국과 경찰에 “지하 1층 제4하역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쇠파이프로 쇠를 때리는 것처럼 ‘딱딱딱’ 소리가 나더니 제1하역장 쪽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화를 입은 근무자 8명은 모두 현대아울렛 직원이 아닌 하도급업체 소속 노동자들이라고 한다. 불이 났을 당시 이 건물의 숙박동에 머무르던 호텔 투숙객 100명과 직원 10명은 곧바로 대피해 화를 면했다.

26일 오전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아웃렛 지하1층에서 불이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대전시소방본부 제공
26일 오전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아웃렛 지하1층에서 불이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대전시소방본부 제공

불이 난 대전 현대아울렛은 2020년 6월26일 문을 복합쇼핑몰이다. 연면적 12만9557㎡에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280여개 국내외 유명 브랜드와 호텔, 영화관, 컨벤션센터 등이 입주해 있다. 이 쇼핑몰은 지난 6월 소방당국이 실시한 안전점검에서 보완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소방본부는 불이 나자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장비 49대와 소방관 등 357명을 동원해 진화와 생존자 구조에 나섰다. 소방관들은 지하1층 여자 사우나실과 방재실 인근에서 이아무개(67)씨 등 8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씨 등 7명은 숨지고 구조된 박아무개(41)씨도 생명이 위독하다. 화재 발생을 목격한 40대 물류업체 직원은 “불길을 본 지 20~30초 만에 연기가 자욱해지고 매캐한 냄새가 나 하역장 옆 비상계단으로 탈출했다. 함께 일하던 동료 1명은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소방대원들이 26일 오후 대전 현대아웃렛 화재 현장에서 실종자 구조 상황을 협의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소방대원들이 26일 오후 대전 현대아웃렛 화재 현장에서 실종자 구조 상황을 협의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대전경찰청은 화재수사전담팀을 꾸려 화재 원인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지하1층 폐회로텔레비전(CCTV) 녹화 영상을 확보해 하역장 쪽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건물에서 연기가 빠지는 대로 1차 감식을 해 최초 발화점과 화재 원인을 규명하고 스프링클러 등 방화시설 작동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불이 난 지하1층 주차장에는 차량도 여러 대가 주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연수 대전 유성경찰서 형사과장은 “목격자 진술과 대략 일치하는 영상을 확보한 것은 맞지만 녹화 영상 전체를 분석하고 정밀감식을 해야 발화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내일 오전에 소방당국, 한국전기안전공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정밀감식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충전하던 전기차가 폭발하면서 화재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소방 당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6일 오후 사고 현장을 찾아가 “이번 사고에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 사고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6일 오후 사고 현장을 찾아가 “이번 사고에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 사고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은 이날 오후 사고 현장에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화재로 입원 중이신 직원분과 지역주민들께도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하루속히 건강을 회복하길 기원한다”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사고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당국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화재 소식을 접한 현대백화점그룹은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를 중심으로 대응팀을 꾸려 현장에 내려보낸 데 이어 정 회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구조상황과 사고 수습 상황을 챙겼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대전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 행정안전부장관, 소방청장, 경찰청장에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하여 화재진압에 최선을 다하여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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