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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집단학살 대전 골령골 유해 111구 안치식…총 1361구 발굴

등록 2022-11-16 18:17수정 2022-11-16 19:30

한국전 직후 집단학살…무덤 구덩이 길이만 1㎞
대전 형무소 수감자·좌익 몰린 민간인 학살당해
16일 오전 열린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 안치식’에서 소리꾼 지유진씨 등이 추모 공연을 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16일 오전 열린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 안치식’에서 소리꾼 지유진씨 등이 추모 공연을 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부엉새 우는 밤 골령골 산허리. 울 오빠 지나간 길 가시밭 골짜기. 엄마도 못 부르고 울 오빠 떠난 길.”

16일 오전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 안치식 ’이 열린 대전 동구 낭월동 산내 골령골에 진혼곡이 울려 퍼졌다. ‘칠흑 광풍이 휘몰아치던 그해 여름, 한여름밤 차가운 쇠사슬에 묶인 채 말없이 가신 님’들의 넋을 위로하는 소리꾼의 노래가 골령골 산허리를 가득 메웠다.

소리꾼 뒤에는 올해 발굴된 111구의 희생자 유해가 담긴 상자가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유해 상자 앞에는 이름 모르는 영령들을 위한 제사상이 놓였다. 추모 공연이 끝나고 전미경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추도사를 읽어 내려갔다.

16일 오전 열린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 안치식’에서 전미경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장이 진혼 의식을 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16일 오전 열린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 안치식’에서 전미경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장이 진혼 의식을 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산내 골령골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와 대전·충남 지역에서 좌익으로 몰린 민간인들이 집단 학살돼 묻힌 곳이다. 이들이 묻힌 구덩이 8곳을 연결하면 길이가 1㎞에 이르러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으로 불린다.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매장지에 대한 첫 조사를 진행해 34구의 유해를 발굴했다. 2015년에는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희생 발굴 공동조사단이 유해 20구를 수습했다. 2020년부터는 행정안전부와 대전 동구청 주관으로 발굴이 진행돼 2020년 234구, 2021년 962구에 이어 올해 111구의 유해가 수습됐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1361구의 유해가 발굴됐는데, 현재 또 다른 학살지에서 추가 발굴이 진행 중인 터라 유해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유해는 안치식이 끝난 뒤 세종시 전동면의 ‘추모의 집’으로 옮겨져 봉안됐다. 2024년 골령골에 평화위령공원인 ‘진실과 화해의 숲’이 들어서면 옮겨져 안장될 예정이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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