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청주 비엔날레 조직위원회가 13일 청주 비엔날레 주제 등을 설명하고 있다. 청주 비엔날레 조직위 제공
스페인에 안토니오 가우디(건축가), 투우, 축구만 있는 게 아니다.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다. 구겐하임은 스페인 북부 빌바오시 네르비온강변에 자리 잡은 티타늄 외장의 세계적 미술관이다. 1997년 10월 문 연 구겐하임은 조선·철강 등 중공업으로 재미를 보다 쇠락의 길을 걷던 빌바오를 세계적인 도시로 이끌었고, ‘문화 도시 스페인’을 세계에 심었다.
2023청주공예비엔날레(청주 비엔날레)에서 스페인 공예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청주 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13일 “2023청주 비엔날레 초대국으로 스페인을 선정했다. 스페인 작가 30여명이 스페인 공예 작품과 함께 청주를 찾는다”고 밝혔다. 청주 비엔날레 조직위는 스페인 공예진흥원 푼데스아르테와 초대국 참여를 협의해왔다. 초대국가전과 주제전 등 청주 비엔날레의 다양한 전시·프로그램을 스페인 현지에서 관람할 수 있는 온라인 전시도 추진된다. 박혜령 청주 비엔날레 조직위 보도팀장은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스페인 공예진흥원 등과 온라인 영상 전시 관련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실시간 온라인 영상 전시는 처음 하는 시도”라고 말했다.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청주시 제공
2023청주 비엔날레는 내년 9월1일~10월15일 사이 45일 동안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옛 청주연초제조창 등에서 열린다. 청주 비엔날레의 주 무대는 옛 청주연초제조창이다. 1946년 문을 연 청주연초제조창은 1999년 문 닫을 때까지 청주를 먹여 살렸다. 노동자 2~3천여명이 해마다 담배 100억 개비를 생산하던 한국 최대 담배공장이었다. 건물만 24동에 면적은 12만2181㎡다. 지금 이곳에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들어섰으며, 담배 재료를 보관하던 동부창고 등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13번째 청주 비엔날레 주제는 ‘사물의 지도-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다. 강재영 청주 비엔날레 예술감독은 “끝나지 않은 코로나·전쟁의 시대 비엔날레로 또 다른 문명의 지도를 그리려 한다. 저마다 생명·사랑·의미를 지닌 사물과 공예가 어떻게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는지 청주 비엔날레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3청주 비엔날레 포스터. 청주 비엔날레 조직위 제공
청주 비엔날레 주제전은 △생명 사랑의 공예 △디지털 공예 △업사이클링 공예 등 세 부문에 20여 나라 작가 80여명이 출품한다. 1회 청주국제공예공모전(1999년) 대상 수상자 히로시 스즈키, 아르헨티나의 알렉산드라 케하요글루, 벨기에의 빔 델보이, 네덜란드의 스튜디오 더스댓 등 세계적 작가의 작품이 청주를 찾는다. 특별전에선 잡지 <뿌리 깊은 나무>·<샘이 깊은 물> 등의 편집 디자이너인 이상철씨가 공예 작가와 협업해 만든 반상기 등 연구·수집한 전통 공예 작품 20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청주 비엔날레에선 공예·인문학·과학·미래학 분야 석학이 참여하는 강연·토론, 작가·문화기획자 등의 ‘릴레이 공예 토크쇼’, 국제 공예 워크숍, 공예가와 함께 공예를 체험하는 ‘어린이 공예 놀이터’ 등이 이어진다. 쓰임을 다한 공예품을 공예가가 수리·수선해 새 생명을 불어넣는 ‘새 삶스러운 공예 챌린지’도 눈길을 끈다. 이범석 청주 비엔날레 조직위원장(청주시장)은 “청주 비엔날레가 청주시민과 세계인에게 마음의 치유를 선물하길 기대한다. 2023청주 비엔날레는 세계 속에 꿀잼도시 청주를 알리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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