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소방서 장재119안전센터 성민정 소방위(가운데)가 응급차량에서 이송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아산소방서 제공
“최선을 다할 테니 힘을 내어 살아 주세요.”
성민정 소방위(충남소방본부 아산소방서 장재119안전센터 구급대원)가 출동한 현장에서 환자와 만날 때마다 주문처럼 되뇌는 말이다. 그는 지난 9일 ‘2022 충남소방본부 생명보호 구급대상’을 받고 소방위로 특별승진했다. 집 근처에서 마주친 소방관들이 멋있어 보여 응급구조학을 전공하고 스물셋에 소방에 입문한 지 15년 만이다.
충남소방본부 아산소방서 장재119안전센터 구급대원인 성민정 소방위. 아산소방서 제공
성 소방위는 13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누군가를 돕는 직업이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출동해보면, 응급 상황이 아니어서 헛걸음할 때도 많고 욕설·발길질에 마음 상할 때도 없지 않지만 최일선에서 꺼져가는 생명을 돌보고 환자가 회복했다는 소식에 얻는 기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란다.
그는 아수라장이 된 사건·사고 현장, 갑작스러운 발병으로 혼란스러운 가정집·거리 등에 출동해 생명이 위급한 시민을 돌보는 119구급대원이다. 2016년 12월1일 소방장으로 승진한 그는 지난달 말까지 6년 동안 3377차례 구급 출동해 6만8993분 동안 5명의 심정지 시민을 소생시킨 베테랑 대원이다. 근무일 기준 하루에 평균 3~4차례 출동한 셈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재작년부터는 전담구급대로 지정돼 확진자 등 363명을 이송하기도 했다.
성 소방위는 틈틈이 시간을 내어 실시한 시민대상 응급처치 교육도 보람이라고 했다. “4년 전 초겨울에 아산의 한 탁구장에서 70대 할아버지가 쓰러지셨어요. 출동해보니 함께 운동하던 비슷한 연배의 어르신들이 돌아가며 심폐소생술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어르신들이 배운대로 심폐소생술을 해 친구의 생명을 구한 거죠.”
그는 부부 소방관이다. 남편 김영수 소방위(천안서북소방서 서부119안전센터)와 초임지였던 아산 모종119안전센터에서 만났다. 얼굴과 손에 방역복 착용 흔적이 고스란하고 땀내가 진동해도 두 딸(중1·초등 4년)은 늘 엄마를 반겨 안긴다. 막내는 엄마처럼 소방관이 되고 싶어한다.
“환자가 만나는 마지막 사람이 제가 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더 공부하고 더 최선을 다해 도민의 생명 지킴이가 되겠습니다.” 성 소방위의 바람이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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