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하이브리드 선박인 ‘늘푸른충남호’가 지난 12일 대천항 앞바다에서 시험 운항을 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하이브리드 선박 시대가 열렸다.
충남도는 환경정화운반선 ‘늘푸른충남호’(선장 윤기병·131톤)를 조만간 서천 유부도 해양 쓰레기 수거 현장에 투입할 방침이라고 23일 밝혔다. 이 배는 길이 32m, 폭 7m, 높이 2.3m이며, 최대 시속 13노트(24㎞)로 항해할 수 있다. 승선 인원은 25명, 최대 항속 거리는 1200㎞이다. 도는 지난 12일 이 배를 인수해 모항인 대천항으로 옮긴 뒤 시설을 점검하고 시험 운항을 거쳤다.
이 배는 뱃머리를 열어 차량 등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차도선이어서 근해의 섬 등에서 해양 쓰레기를 육상으로 운반하는 업무를 맡는다. 지난해 국내 해양 쓰레기 수거량은 12만1076톤이며, 이 가운데 충남 지역 수거량은 1만2625톤으로 전국 3번째 규모다. 도는 앞으로 크레인붙이 트럭, 암롤박스 운반 차량을 탑재해 해양환경 보존, 해양오염사고 방제작업 지원, 해난사고 예방 및 구조 등에도 투입할 계획이다.
늘푸른충남호는 디젤기관과 배터리가 추진 동력인 국내 첫 하이브리드 선박이다. 고속으로 운항할 때는 디젤기관을 사용하고, 저속·근거리 운항 때에는 전기 모터로 운항한다. 배터리는 모두 21개로 7개와 컨트롤러, 퓨즈가 한 세트다. 최대 용량은 직류(DC) 578.2V(볼트)이고, 배터리 냉각 방식은 수랭식이다. 배터리는 디젤기관을 가동하면 자동으로 충전된다.
늘푸른충남호 근무자가 23일 배터리 세트와 전기 모터 작동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배터리로만 최대 40분간 4마일(7.4㎞)을 6노트(약 11㎞/h) 속도로 운항할 수 있다. 디젤기관을 가동하면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1시간당 4.38㎏(국제 기준 1시간당 5.10㎏)이지만, 전기 모터를 사용하면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없다. 도는 저속으로 이동하는 입출항 시 전기 모터를 사용하면 항구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하지 않고 연료비 절감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도 환경정화운반선운영팀은 이 배가 배터리를 동력으로 처음 사용해 선박 안전과 관련한 화재, 침수 등에 각별한 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양희 주무관은 “배터리 세트는 불이 나면 즉시 작동을 멈춘다. 포장재는 1시간 정도 화재에 견디는 재질이어서 선체 손상 없이 비상 대응을 할 수 있다”며 “배터리가 작동하는 최적 온도는 섭씨 23~25도다. 배터리 세트에는 냉각수를 적정 온도로 유지하기 위한 난방·냉방 기능도 있다”고 말했다.
노태현 충남도 해양수산국장은 “대기오염물질 가운데 연근해(내항) 선박이 차지하는 비율이 40% 이상이다. 하이브리드 선박의 취항은 연근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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