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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맞고 자란 달래·냉이 꾸러미…‘당장’에 가면 당장 단골 될걸

등록 2023-02-21 17:08수정 2023-02-21 17:22

‘당장=당진 농부 만나는 직거래 장터’ 25일 올 첫 개장
지난해 봄 당장을 찾은 당진시민들이 농산물을 생산한 농부들과 대화하고 있다. 당진농부시장 당장카페 제공
지난해 봄 당장을 찾은 당진시민들이 농산물을 생산한 농부들과 대화하고 있다. 당진농부시장 당장카페 제공

“25일 우리 만나, 당장에서 만나.”

올해 첫 ‘당장’이 25일 당진시 농업기술센터 식물생태학습원에서 문을 연다. 당장은 ‘당진 농부를 만나 농산물을 직거래하는 장터’의 줄임말이다. 올해로 6년째인 당장은 1월, 7월, 12월을 제외한 매달 넷째 주 토요일에 열린다. 이번 당장에는 표고버섯, 튤립, 봄나물을 생산하는 농가 18곳이 참여한다.

봄나물을 내는 전현수(63·산뜨락텃밭정원 대표)씨는 눈 맞고 자란 달래, 쪽파, 냉이를 다듬어 꾸러미를 만들 예정이다. 그는 “지난 가을 수확한 들깨로 들기름을 짜고 껍질 벗긴 들깻가루도 묶음으로 만들 것”이라며 “한 달에 한번 열리니 채소 출하 시기를 맞추기도 어렵고 대량 판매하는 게 아니어서 경제성도 떨어지지만, 농산물을 매개로 시민·아이들과 소통하는 장터라는 취지가 마음에 들어 6년째 당장 판매자가 됐다”고 밝혔다.

당장은 해마다 4월에 찾는 이들이 가장 많다. 첫해인 2018년 4월 1800여명, 2019~2021년 4월에는 2천여명 안팎이 찾더니 지난해 4월에는 방문객이 껑충 뛰어 3800여명이 방문했다.

이재중 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당장은 전날이나 당일 새벽 수확한 싱싱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점과 좋은 농산물을 좋은 값에 판매하면서 농부들과 단골 시민 사이에 신뢰가 쌓였다”며 “또 농산물로 빵과 음료 등을 만들어 맛보는 무료 체험장을 운영하니 코로나19 때문에 나들이할 곳이 마땅치 않은 젊은 부부들이 아이들과 많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단골이라는 김완숙(55·예산)씨는 “우연히 ‘당장’에 들렀는데 농산물이 반짝반짝 빛이 날 정도로 싱싱했다. 판매하는 분들이 이문을 많이 남기려고 하지도 않아 잘 아는 이웃에게 배추를 얻는 것 같이 마음이 편했다”고 전했다.

당장 체험장에서 농부들이 시민·어린이들과 먹거리를 만들고 있다. 당진농부시장 당장카페 제공
당장 체험장에서 농부들이 시민·어린이들과 먹거리를 만들고 있다. 당진농부시장 당장카페 제공

당장 관계자들은 ‘당장’을 소비자들이 편하게 여기는 것 이상으로 농부들도 즐기는 장터로 만들고 싶어 한다. 노랑, 빨강, 분홍색 튤립을 선보이는 문소영(33·꽃양꽃색화훼농장 공동대표)씨는 “다른 시장은 시장 특성에 맞춰 납품해야 하는데 당장은 농부의 의견을 존중해 준다. 당장 운영진에 이런저런 체험장을 운영하고 싶다고 말하면 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 준다”고 했다.

당장 기획자 권미진씨는 “처음에는 좋은 소비자가 좋은 농부를 알아보는 장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농부들이 즐겁게 하루를 보내는 장터가 되길 바라고 있다”며 “농산물을 싸게 사는 경제적 가치보다 농부와 시민이 신뢰하며 거래하는 사회적 가치가 커져 농부들이 즐거운 시장의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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