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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옥상 햇빛발전소’ 시민들이 짓는다

등록 2023-03-16 18:33수정 2023-03-17 02:30

대전 환경단체 등 에너지전환 운동…수익 일부로 탄소중립 교육 나서
고지현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 에너지전환팀장이 지난 8일 대전 중구 선화동 커먼즈필드에서 열린 ‘성모초등학교 햇빛발전소 시민펀딩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고지현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 에너지전환팀장이 지난 8일 대전 중구 선화동 커먼즈필드에서 열린 ‘성모초등학교 햇빛발전소 시민펀딩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학교 옥상에 시민햇빛발전소를 짓고, 수익 일부를 학교 학생을 위한 환경 교육에 사용합니다.”

지난 8일 대전 중구 선화동 커먼즈필드에서 열린 ‘성모초등학교 햇빛발전소 시민펀딩 설명회’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인 ‘에너지전환해유’의 고지현 에너지전환팀장은 설명을 이어갔다. 대전 중구 대흥동에 있는 성모초교 옥상에 시민펀딩으로 태양광 시설을 설치한다는 내용이었다.

‘지구를 구하는 학교’란 이름의 이 사업을 위해 대전 지역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꾸려진 대전에너지전환네트워크와 성모초교, 에너지전환해유,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이 지난해 11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성모초는 옥상 부지를 제공하고, 에너지전환해유는 발전소 운영을, 대전에너지전환네트워크는 성모초 학생을 위한 탄소중립 교육 사업 각각 맡았다. 천주교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만든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은 전체 사업을 조율하는 역할을 책임지기로 했다. 2019년 설립된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은 조합원 출자금으로 주로 성당에 햇빛발전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배능재 성모초 교감은 “옥상에 설치된 햇빛발전소를 보면서 아이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탄소중립 실천의 중요성을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랐다”고 했다.

대전 성모초등학교 옥상 모습.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 제공
대전 성모초등학교 옥상 모습.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 제공

옥상 현장 조사를 한 뒤, 일부 부지에 50~60㎾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고, 발전소 아래 공간은 학생들의 골프연습장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발전소 건립 비용 1억원은 시민펀딩으로 모은다. 펀딩 조건은 5년 상환에 연 5% 이자 지급이다. 발전 수익의 60%는 시민펀드 출자금으로, 30%는 장학금 등 학교 교육에, 10%는 시설 운영관리에 쓰게 된다. 대전에너지전환네트워크는 자체 자금도 이 프로젝트 사업비에 보탤 예정이다.

시민펀딩 설명회에 참석한 곽영호(50)씨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느끼는 상황에서 혼자만의 실천보다는 함께 구체적으로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에 찾아왔다”며 “햇빛발전소 투자뿐 아니라 앞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단체 활동을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에너지전환해유의 고 팀장은 “옥상에 태양광 시설이 설치된 학교도 이미 많고 시민햇빛발전소도 전국에 많지만, 수익 일부를 학교의 환경 교육을 위해 사용하고 시민사회와 협력해 탄소중립을 위한 교육 모델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성모초의 ‘지구를 구하는 학교’는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에너지전환해유는 대전 대덕구 법동 주공3단지 아파트 상가 옥상에도 90㎾ 규모의 시민햇빛발전소 건립했다. 이 발전소의 에너지는 전국 최초로 ‘알이(RE)100 술’을 생산하는 신탄진주조가 사서 사용할 계획이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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