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민예총은 민족음악 콘서트 ‘짝짜꿍 정순철 노래’ 공연을 한다. 청주민예총 제공
“엄마 앞에서 짝짜꿍 아빠 앞에서 짝짜꿍~”
동요 ‘짝짜꿍’의 들머리다. 모르는 이가 드물 정도의 국민 동요다. 아동문학가 윤석중(1911~2003) 선생의 작품으로 아는 이가 대부분이다. 맞다. 하지만 윤 선생의 작사에, 곡은 정순철(1901~?) 선생이 썼다. 그리고 애초 ‘우리 애기 행진곡’으로 불렸다는 것을 아는 이도 많지 않다.
하나 더.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로 시작하는 ‘졸업식의 노래’도 윤 선생의 작사에 정 선생이 곡을 붙였다. 워낙 윤 선생이 많이 알려진 데다 정 선생은 한국전쟁 때 북쪽으로 가면서 사실상 잊혔다.
충북의 음악 후예들이 노래 공연으로 정 선생의 부활을 꿈꾼다. 청주민예총은 오는 30일 오후 7시30분 청주예술의전당에서 ‘민족음악콘서트 짝짜꿍 정순철 노래’ 공연을 한다. 김강곤 작곡가 등이 정 선생이 작곡한 노래 12곳을 연주한다. 김 작곡가는 “정 선생은 동요뿐 아니라 근대 우리 민족음악의 새 장을 연 위대한 음악인이다. 젊은 음악인들이 현대 감각에 맞게 편곡한 동요, 근대가요, 행진곡 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청주민예총 민족음악 콘서트 ‘짝짜꿍 정순철 노래’ 공연. 청주민예총 제공
이번 공연에선 ‘우리 애기 행진곡’, ‘졸업식의 노래’ 등 대표곡뿐 아니라 새로 발굴한 ‘조선 올림픽 노래’도 선보인다. 이 노래 역시 윤석중 작사에 정 선생이 곡을 붙였다.
정 선생이 나고 자란 옥천지역 문화예술인 등이 꾸린 정순철기념사업회, 옥천군 등은 정 선생 재조명에도 힘쓸 참이다. 옥천군 등은 지난해 정 선생의 동요 작품 등을 담은 〈짝짜꿍 동요 작곡가 정순철 노래 모음집〉을 냈으며, 충북연구원·충북학연구소·정순철기념사업회 등은 정순철 선생 학술 포럼을 열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도종환 국회의원(시인)이 낸 정순철 선생 평전 〈어린이를 노래하다〉도 눈길을 끈다. 책엔 외할아버지인 동학 2대 교주 최시형 선생과 어머니 최윤, 소파 방정환 선생과 함께 한 색동회와 어린이 계몽운동, ‘짝짜꿍’ 등 대표곡 관련 이야기도 담겨 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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