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농업기술원이 지난 3월16일 충남 예산 시험 포장에서 농민들에게 ‘벼 드론 직파’ 시범을 보이고 있다. 충남도농업기술원 제공
모심기를 하지 않고 볍씨를 논에 직접 뿌리는 직파재배로 쌀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과 경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충남도는 26일 앞으로 8년 안에 도내 벼 직파재배 면적을 현재의 20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충남 지역 벼 직파재배 면적은 632㏊로 전체 벼농사 면적의 0.48%(13만3000㏊) 수준인데, 이를 1만3000㏊(전체 벼농사 면적의 10%)까지 늘린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충남도는 1년에 37억원씩 4년 동안 148억원을 투입해 직파재배를 원하는 농가에 기계·장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벼 직파재배는 못자리 설치와 기계이앙 작업 없이 볍씨를 논에 직접 뿌리는 농법이다. 담수와 파종 방법에 따라 건답직파, 무논직파, 드론직파 등으로 나뉜다. 건답직파는 마른 농에 볍씨를 직접 뿌리는 방식으로 4월 중순부터 파종할 수 있어 5월 일거리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무논직파는 5월 하순부터 6월 상순까지 젖은 논에 파종하는 방식으로 실패율이 낮다. 드론직파는 5월 하순부터 6월 하순까지 물이 있는 논에 드론으로 볍씨를 뿌리는 방식이다. 10㏊ 재배 시 10.44시간이 걸리는 기계이앙과 비교해 건답·무논직파의 경우 7.69시간이 걸리고, 드론직파는 5.2시간이 걸린다. 10㏊당 경비는 기계이앙은 14만4000원이 드는 반면 건답직파는 6만6000원, 무논직파는 5만7000원, 드론직파는 2만5000원이 든다. 드론직파만 놓고 보면 직파재배로 노동력 85%, 경비 83%를 절감할 수 있다.
충남도농업기술원은 도내 직파재배 면적이 목표만큼 넓어지면, 농가 소득이 연간 1000억원 이상 늘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양섭 충남도 식량작물팀장은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농업 현장의 구조를 개선해 쌀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이라며 “직파재배는 적은 노동력으로도 적정 규모의 쌀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장기적인 관점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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