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청양의 한 축사에서 한우들이 재활용 버섯배지 깔짚을 밟고 있다. 충남도 축산기술연구소 제공
버려지는 버섯배지를 축사 깔짚으로 재활용하면 폐기비용 부담 완화와 수입 톱밥 구매비 절감 등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섯배지는 버섯 균사체가 잘 자라도록 톱밥·볏짚 등에 영양분을 넣어 만든 배양토이다.
충남도 축산기술연구소는 ‘버섯배지를 재활용한 축사 깔짚 이용 연구’를 해 경제성이 우수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해 5~10월 사이 청양지역의 버섯농가에서 버섯을 수확하고 폐기하는 버섯배지를 말린 뒤 수분조절 배양토(코코피스)와 부숙촉진 배양토(피트모스)를 섞어 한우 축사(우방)의 깔짚으로 사용했다. 75일 정도 지난 깔짚은 수거해 퇴비용으로 처분했다.
연구소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우방(4×8m) 1개당 20㎝ 높이로 재활용 버섯배지를 설치하면 1회에 2.5톤씩 연간 4~5차례, 비용은 324만원이 소요된다. 비용면에서 390만원이 드는 수입 톱밥보다 톤당 66만원이 저렴하다. 우방이 10개인 축사 1동에서는 연간 66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또 재활용 버섯배지는 혼합 배양토의 비율에 따라 악취는 적고 썩지 않는 장점도 확인돼 퇴비 처리업체들이 선호하기도 했다.
이 연구는 김명숙(청양) 충남도의원, 청양군 산림조합, 청양군 표고버섯 생산자협회가 제안했다. 김명숙 의원은 “청양에서만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버려지는 버섯배지가 연간 약 400만개(2000톤)에 달하는데 폐기비용만 4억여원에 달한다. 버섯배지는 배양토의 한 종류이고 깔짚과 성분도 유사하므로 잘 활용하면 농민들의 실질 소득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도 축산기술연구소는 버섯배지를 재활용하기 위해 버섯생산자단체, 축산농가 등을 아우르는 생산·유통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연구소 축산연구과 이종관씨는 “수확 후 버려지는 버섯배지를 우방의 깔짚으로 재활용하면 버섯농가는 폐기물 처리비용 부담을 덜고 축산농가는 저렴하게 깔짚을 공급받을 수 있어 톱밥 구매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후속 조처가 이어져 농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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