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연세대 교수와 성세제 영동군 경제과장이 지난달 미국 점토광물학회에서 영동 일라이트를 소개하고 있다. 영동군 제공
충북 영동군이 ‘신비의 광물’로 불리는 일라이트를 세계에 알리고 국제 인증을 받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일라이트는 중금속 흡착·항균 등이 빼어난 운모 형태의 점토 광물로, 영동에 세계 최대 규모인 5억톤 안팎의 순도 높은 일라이트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동군은 5일 “지난달 말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60회 미국 점토광물학회(CMS)에 참석해 영동 일라이트 관련 성분·특질 등이 담긴 기본 연구 자료와 시료 등을 건네고 표준시료 등재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국 점토광물학회에 소개한 영동 일라이트. 영동군 제공
영동은 내년 영동 일라이트의 주요 성분·특징 등을 담은 논문을 국제 권위 학술지에 게재하는 지속적인 연구를 거쳐 2027년 국제 표준시료 등재를 추진하는 등 영동 일라이트 국제화·표준화에 나섰다. 김진욱 연세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부)는 “미국 점토광물학회는 일라이트 등 점토 광물의 성분·특질·입자크기 등을 연구·분석하고, 표준시료 등을 보관·보존하는 기구”라면서 “표준시료로 등재되면 세계 곳곳의 연구자들이 이 시료를 통해 성분 등을 분석·연구하고 논문을 쓰는가 하면, 산업화 관련 연구도 수행하기 때문에 영동 일라이트 세계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점토광물학회에는 지금 점토 광물 18개가 표준시료로 등재돼 있으며, 영동은 ‘영동 일라이트1(IL YD-1), ‘영동 일라이트2(IL YD-1)’ 등 두 가지 형태의 표준시료 등재를 추진할 참이다. 김 교수는 “영동 일라이트는 자체 순도 90% 이상의 질 좋은 일라이트 광물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있다”며 “국제 표준시료 등재는 영동 일라이트가 국제적으로 인증받는 것이어서, 영동 일라이트를 세계에 홍보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동군이 내놓은 일라이트 관련 제품. 오윤주 기자
영동은 일라이트를 미래 100년을 먹여 살릴 자원으로 보고 산업화·상품화에 적극적이다. 일라이트 성분을 원료로 고기능성 비료를 개발해 쌀·콩나물·무 등 농산물 재배 적용에 나섰으며, 일라이트 비누·화장품, 친환경 페인트 등 건축자재 분야도 연구·상품화에 나섰다. 김화진 영동군 일라이트팀 주무관은 “영동 일라이트가 국제 표준시료로 인증되면 학계뿐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영동 일라이트가 영동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자원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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