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를 찾은 관광객들이 연꽃이 활짝 핀 궁남지 포룡정 다리를 지나고 있다. 부여군 제공
사비 백제의 별궁 연못인 궁남지(사적 135호)에서 다음 달 13~16일 부여서동연꽃축제가 열린다. 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에 있는 궁남지는 포룡정이 있는 큰 연못을 중심으로 주변에 102개의 연못이 있고, 여름이면 연못마다 홍련, 백련, 수련, 가시연 등 예순다섯 종류의 연꽃이 장관을 이룬다.
올해로 스물한 번째 열리는 연꽃축제는 백제의 제30대 왕인 무왕과 신라 선화공주의 국경을 뛰어넘은 사랑을 상징하는 ‘연꽃화원에 피어난 사랑이야기’가 주제다. 무왕의 어릴 적 이름은 ‘서동’으로, 법왕의 시녀가 궁남지에서 용신을 만나 낳았다고 전한다. 서동은 신라 진평왕의 딸인 선화공주와 결혼하고 아들이 없는 법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다.
궁남지는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연못으로, 일본 조경의 시초가 됐다고 한다. <삼국사기>는 궁남지에 대해 “백제 무왕 35년(서기 634년) 궁의 남쪽에 못을 파 20여리 밖에서 물을 끌어다가 채우고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었다. 못 가운데 섬을 만들었는데 방장선산(중국 전설인 삼신산 가운데 한 곳)을 상징한 것”이라고 기록했다.
부여 궁남지에서 지난해 열린 서동연꽃축제 개막식에서 축제를 축하하는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부여군 제공
올 축제에서는 궁남지 수상무대에서 공연하는 서동과 선화의 사랑 이야기 뮤지컬을 비롯해 백제 의상 퍼레이드, 조명·홀로그램 향연, 별밤 드론아트쇼 등이 선보인다. 또 2030 궁남지 열린콘서트, 궁남지 트로트 등 다양한 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부여군은 연꽃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안전하고 불편하지 않도록 편의시설을 넉넉하게 갖추는 한편 공연과 체험 행사 등도 풍성하게 마련해 체류하면서 즐기는 축제가 되도록 준비했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여름에 열리는 축제라는 점을 고려해 야간에 빛을 활용한 경관과 공연 중심의 행사를 기획했다”며 “방문객에게는 추억이 가득한 축제, 지역에는 경제를 활성화하는 체류형 축제가 되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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