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철 충남도 농업기술원 연구사가 지난달 28일 부여의 수박 비닐 온실에서 초조생종 찰벼를 심고 있다. 충남도 농업기술원 제공
비닐 온실(비닐하우스) 수박밭이 하루 새 논이 됐다. 지난 5월과 7월 두 차례 수박을 땄으니 올해 들어 세 번째 농사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최근 부여군 규암면의 한 비닐 온실에서 초조생종 찰벼 ‘충남22호’ 모내기를 했다고 1일 밝혔다.
이 비닐 온실은 약 300㎡ 규모로, 올해 수박 이모작을 마치고 염류 집적(땅에 누적된 소금기)을 제거하기 위해 담수할 참이었다. 염류 직접은 농사를 지으며 사용한 비료, 칼슘, 칼륨 등에 들어 있는 소금기가 땅에 누적되는 현상이다. 노지에서는 비가 내리면 비료 등이 녹아 땅에 스며들면서 토양의 염분이 제거되지만 자연 강우가 없는 비닐 온실에서는 농사를 지은 뒤 휴경기를 갖고 담수를 해 소금기를 빼야 땅심을 되살릴 수 있다.
도 농업기술원은 벼가 수확기를 제외하고는 담수 상태에서 자라고, 작물이 소금기를 빨아들이는 점에 착안해 재작년부터 비닐하우스에 벼를 심어 삼모작 가능성을 실험했다. 찰벼 심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까지 2년 동안 같은 초조생종인 밥쌀 ‘빠르미’를 심었는데 수확량과 밥맛이 떨어지는 단점이 보완되지 않아 가공용 찹쌀로 바꿨다고 한다.
김규철 도 농업기술원 연구사는 “일반적으로 농가에서 많이 재배하는 삼광벼는 150일, 극조생종은 120일 안팎에 수확한다”며 “빠르미같은 초 조생종 벼는 수확까지 90일 정도 걸리지만 대가 가늘다. 비닐 온실은 노지와 달리 습도가 높아 병이 많았다”고 전했다.
도 농업기술원은 10월 말 ‘충남22호’를 수확할 예정으로, 300㎡에서 벼 100~130㎏을 거둬 가공한 뒤 찹쌀 파이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김규철 연구사는 “비닐 온실에서 초조생종 벼를 재배하는 방법은 땅의 소금기를 제거하고 휴경기 없이 작물을 재배해 부가 수익을 낼 수 있어 일석삼조”라며 “다만 농촌 일손이 부족하므로 손이 많이 안가는 삼모작 작물과 자동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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