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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택시’ 타면 민원 스트레스 싹~, 구청 유튜브가 예능 뺨치네

등록 2023-09-14 07:00수정 2023-09-14 09:00

엠제트 공무원들이 출연한 ‘유성택시’ 2편의 한 장면. 앞에서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홍성후 유성구 홍보실 주무관이고, 뒷자리의 출연자는 유성구 문화관광과의 이은휘(왼쪽)·유재욱 주무관이다. 유성구 제공
엠제트 공무원들이 출연한 ‘유성택시’ 2편의 한 장면. 앞에서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홍성후 유성구 홍보실 주무관이고, 뒷자리의 출연자는 유성구 문화관광과의 이은휘(왼쪽)·유재욱 주무관이다. 유성구 제공

“저헝말 좋았잖아. 행복했었잖아. 워워워~.”

‘유성택시’를 탄 젊은이들이 추억의 발라드를 구성지게 부른다. 운전대를 잡은 택시기사는 유성구 홍보실의 홍성후 주무관, 승객은 문화관광과의 유재욱·이은휘 주무관. 이들은 노래 한 곡씩 뽑고는 “우리가 스트레스가 많았나 봐요”라며 한바탕 웃는다.

노래가 끝나자 택시기사와 승객의 수다가 시작된다. 지난해 9월 임용된 이 주무관에겐 ‘악성 민원’이 일할 때 가장 큰 스트레스지만, 이제 민원인의 고성을 ‘목소리가 크구낭? 나 같은 스타일이시구낭?’ 하며 정신 승리할 짬밥은 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떤다. 200만원도 안 되는 월급에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올 때, 인사철에 부서장들이 바뀌어 슬펐던 순간 등 이야기가 이어졌다. 택시 안 수다가 이어지는 사이 문화관광과의 ‘유성구 축제’ 피피엘(PPL·콘텐츠 내 상품 간접광고)도 ‘번쩍’ 떴다가 사라진다.

‘유성택시’는 대전 유성구에서 최근 시작한 유튜브 콘텐츠다. 출퇴근길 유성구청 직원을 차로 태워다 주며 그들의 사연을 듣는 일종의 ‘웹예능’이다. 유성구 홍보실의 홍성후·김미림 주무관이 함께 기획해 만들었고, 운전과 진행은 홍 주무관이 맡았다. 지난 7월 정용래 유성구청장이 첫 게스트로 출연했고, 8월에는 엠제트세대 공무원 대표로 문화관광과의 유·이 주무관이 나온 것이다. 앞으로 매달 한편씩 유튜브에 유성택시 영상을 올릴 계획이다.

대전 유성구의 유튜브 콘텐츠인 ‘유성택시’ 홍보 이미지. 유성구 제공
대전 유성구의 유튜브 콘텐츠인 ‘유성택시’ 홍보 이미지. 유성구 제공

‘유성택시’는 홍·김 주무관이 잡담을 하다 뽑아낸 아이디어다. 단순히 지자체장 동정이나 정책을 홍보하는 것보다는 구청의 ‘사람 이야기’로 주민에게 말을 걸어보는 게 어떨까 하는 데 생각이 미쳤다. 직원들의 일과는 어떤지, 힘든 일은 뭔지, 여과 시간엔 뭘 하는지 등 소소한 이야기를 하면, 직원 사이 유대감도 커지고 ‘철밥통’이란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조금은 바뀔 수 있을 거란 기대였다. 그 속에 자연스럽게 구정 홍보도 끼워 넣으면 효과도 만점일 것 같았다.

이런 시도를 가능하게 하는 건 ‘영상 전문가’인 김 주무관의 능력 덕분이란다. 대학에서 영상학을 전공한 김 주무관은 2021년 4월 유튜브 담당으로 유성구청에 입사했다. 그 전까지 독학으로 유성구 영상 콘텐츠를 만들었던 홍 주무관은 김 주무관의 합류로 “날개를 달았다”고 말한다. ‘척하면 탁’ 하고 알아들어 영상으로 구현하고, ‘전공자의 자존심’으로 콘텐츠의 디테일을 최대한 살리려는 김 주무관 덕분에 더 재밌고 신나게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주무관의 제안 덕분에 중고거래 앱인 당근에 유성구 프로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기세를 몰아 유성구는 ‘웹 드라마’까지 준비 중이다.

‘유성택시’ 등 유성구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홍보실의 홍성후(왼쪽)·김미림 주무관. 최예린 기자
‘유성택시’ 등 유성구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홍보실의 홍성후(왼쪽)·김미림 주무관. 최예린 기자

홍 주무관은 “빵틀에 찍어낸 듯한 홍보물이 아니라 ‘재밌는 걸 만들자’고 생각하며 일하고 있다. 여러 세대가 공감하고 즐겨 찾는 공공기관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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