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규 제천시장(왼쪽 다섯째) 등이 12일 제천경찰서 등 지역 기관·단체 8곳과 ‘고려인 등 재외동포 이주 정착 지원사업 업무협약’을 했다. 제천시 제공
고려인 40여명이 충북 제천시 이주·정착을 희망했다.
제천시는 25일 “지난 22일까지 고려인 이주·정착 지원사업 참여자를 모집했는데 고려인 40여명이 신청했다. 신청자들의 신원 파악, 취업 연계 등을 거쳐 최종 지원 대상자를 선정한 뒤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천시는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국과 우크라이나 국적으로, 단기 체류(C-3-8)·방문취업(H-2)·재외동포(F-4)·영주(F-5) 등 비자를 발급받아 국내에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고려인 동포를 대상으로 제천 이주·정착 대상자를 공모했다.
제천시는 다음 달 이들 고려인의 이주·정착을 지원할 위탁 기관을 선정하는 등 사업을 본격화할 참이다. 이들 고려인은 다음 달 말께부터 내년 1월까지 3개월 동안 위탁 기관이 제공하는 숙소에 머물며, 한국어·문화·생활·정착 교육, 사회통합프로그램 이수 등을 통해 제천 이주·정착을 준비하게 된다.
제천시는 이들 고려인에게 취업·주거를 알선·연계하고, 제천 정착을 위한 교육·복지·의료 지원도 할 참이다. 제천시는 이들 고려인 자녀에게 1인당 30만원씩 돌봄 수당을 지급하고,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해 연간 20만원씩 의료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 정착을 위한 법률·생활 상담도 진행한다.
제천시는 인구감소·지방 소멸 위기를 넘으려고 ‘고려인 유치 1번지’를 내건 뒤 고려인 이주·정착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 4월 ‘제천시 고려인 등 재외동포 주민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지난 6월엔 제천경찰서·제천교육청·세명대·제천서울병원 등 지역 기관·단체 8곳과 고려인 등 재외동포 이주·정착 지원사업 업무 협약도 했다.
앞서 김창규 제천시장 등은 지난 3월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국을 방문해 고려인 단체 등과 고려인 유치 관련 협약을 하기도 했다. 또 국내 대한고려인협회를 찾아 고려인 이주·정착 지원 사업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제천시는 중앙아시아 3국에 50여만명, 국내에 8만명 정도의 고려인이 생활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애초 제천시는 올해 80명, 내년부터 2026년까지 해마다 300여명씩 고려인을 유치하는 등 고려인 1000명 이주·정착을 추진했다. 임정호 제천시 미래전략팀장은 “의욕적으로 고려인 이주·정착 사업을 추진했는데 직장·주거·자녀 교육 등 문제가 맞물려 애초 기대했던 모집 인원보다 적은 인원이 제천 이주·정착을 지원했다”며 “우선 이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한 뒤 연중 상시 고려인을 모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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