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시민행동이 30일 오전 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환경부는 당장 공주보 수문을 개방하고, 민관합의를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환경단체가 지난달부터 담수 중인 공주보의 수문을 개방하라고 요구했다.
보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시민행동은 30일 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환경부는 당장 공주보 수문을 개방하고, 민관합의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공주보는 대백제전을 이유로 지난달 11일부터 수문을 닫아 물을 가두고 있다. 시민행동은 “환경부와 공주시가 담수 명분으로 제시했던 대백제전은 지난 9일 끝났고, 공주시의 담수 제안 종료 기간인 10월20일에서도 이미 열흘이 지났다. 그러나 환경부는 아직 개방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환경부가 2022년 9월 금강보 민관협의체에서 백제문화제 공주보 담수에 관해 금강 수생태계 파괴 우려로 문화제가 끝난 뒤 모니터링을 하고 향후 담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합의했으나, 이 합의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시민행동은 “2022년 공주보 담수로 인해 고마나루는 펄밭이 됐고, 흰수마자·흰목물떼새 등 개방 뒤 돌아온 멸종위기종들은 자취를 감췄다. 지역 주민을 비롯한 환경단체들이 문제를 지적했지만, 환경부는 귀를 닫았다”고 했다.
환경부가 올해도 대백제전을 위한 공주보 담수를 결정하자 지역 환경단체는 담수를 시작하는 지난달 11일부터 공주보 앞 고마나루 백사장에서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4일 뒤인 지난 14일 공주시는 환경단체의 천막 농성장을 시 공무원 50여명을 동원해 강제 철거했다.
임도훈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는 “윤석열 정권의 환경부는 물 정책을 수십 년 전으로 회귀시키고 있다”며 “이미 실패한 4대강 사업을 되살리는 윤석열 정부와 한화진 환경부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환경부는 당장 공주보를 개방하고, 민관합의를 이행하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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