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 전북 무주, 충북 영동 등이 지난달 10일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에서 영동군이 추진하는 2025 세계국악엑스포 성공을 함께 기원했다. 영동군 제공
경북 김천, 전북 무주, 충북 영동군이 영남·호남·충청의 지역 경계를 허문 교류·소통·협력으로 주민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김천·무주·영동 세 기초자치단체는 21일 올해로 8돌을 맞은 ‘삼도봉 산골 마을 의료·문화 행복버스’(행복버스)가 세 지역 오지 마을 주민들의 필수 생활수단으로 탄탄하게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행복버스는 민주지산 삼도봉과 닿아 있는 이들 세 자치단체의 합작품이다. 이들은 2015년 삼도봉 아래 산골 오지 마을들의 의료 사각지대를 줄이려고 국비 등 5억8천만원을 들여 공유 의료 버스를 마련하고, 이듬해부터 지역 순회 진료를 시작했다. 무주·영동이 30%, 김천이 40%씩 비용을 분담했다. 연간 순회 진료 횟수는 무주와 영동은 각각 36차례, 김천은 48차례였다.
영동은 상촌·용화면, 무주는 설천·무풍면, 김천은 봉산·대항·구성·부항면의 산골 마을을 권역별로 나눠 진료했다. 진료를 받은 연인원은 2016년 4542명, 2017년 8483명, 2018년 7573명, 2019년 7419명 선을 유지하다가 2020~2021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뒤 지난해 6월 재개했다. 올해는 최근까지 108차례(김천 43, 영동 34, 무주 31회) 의료버스를 운행해 3065명을 진료했다. 김민재 무주군 보건행정과 주무관은 “의사·간호사 등이 동행해 노인 등을 진료하고, 간기능·심전도·혈액 검사 등을 진행한다. 진료버스와 함께 영화를 상영하는 문화버스가 동행해 주민들의 만족도가 배가된다”고 밝혔다.
경북 김천, 전북 무주, 충북 영동 등이 함께 운영하는 ‘삼도봉 산골 마을 의료·문화 행복버스’. 무주군 제공
행복버스로 우정을 쌓은 세 자치단체는 지역 대표 관광지를 담은 관광지도를 공동 제작하는 등 관광·산업으로 협력을 넓혀간다. 이들은 지난 10일 삼도봉에서 연 35회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 때 2024 무주 방문의 해, 2025 영동 세계국악엑스포 홍보를 함께 하기도 했다. 이상욱 영동군 행정팀 주무관은 “자치단체 간 경계는 경계일 뿐”이라며 “교류·협력만이 지방이 살 길이라는 공감대 아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김천, 전북 무주, 충북 영동 등이 지난달 10일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에서 세 자치단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고 있다. 영동군 제공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