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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걸쳐 중고제 명인 8명 배출…‘서산 심정순 가’를 조명하다

등록 2023-11-27 17:59수정 2023-11-27 18:11

서산시문화회관서 심정순 탄생 150년 기념세미나
올해 서산에서 열린 중고제 가무악축제 공연 장면. 중고제 가무악단 심 제공
올해 서산에서 열린 중고제 가무악축제 공연 장면. 중고제 가무악단 심 제공

“심정순은 20세기 초 판소리, 가야금 병창, 산조, 재담 등으로 활동하며 전통 음악계에 크게 기여한 서산의 대표 전통 예인입니다.”

중고제 전통가무악의 대표 예인인 심정순(1873~1937)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27일 오후 충남 서산시문화회관에서 ‘중고제 전통가무악의 예술사적 위상과 미래 전망’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이 세미나는 피리·퉁소의 명인인 아버지 심팔록에서 시작해 장남 심재덕, 장녀 심매향, 조카 심상건 등 많은 음악인을 배출하며 충청도를 대표하는 예인 가문이 된 심정순 가의 업적과 중고제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중고제판소리보존회·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가 마련했다.

세미나는 조규선 한서대 대우교수의 기조 발제에 이어 손태도 호서대 교수, 신은주 전북대 교수,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주재근 한양대 겸임교수의 발표가 진행됐다.

손태도 교수는 “중고제는 경기·충청지역이 동편·서편제 이전의 고제 소리를 발전시킨 판소리이며 심정순, 이동백, 김창룡 같은 명창들과 박동진, 그 제자들의 노력으로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중고제 부흥 노력이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은주 교수는 “중고제는 음악적으로는 남부경토리와 유사한 판소리 평조를 구사해 경기 충청 지역의 음악 어법을 분명하게 보이고, 선율적으로는 도약진행이나 장식음이 없이 평탄하고 단조로운 선율, 순차적 하행 선율, 고음역을 지속하는 거뜬거뜬한 발성, 평시조에 빈번한 4도 하행 종지형 등 고제의 특성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발표했다. 토리는 사투리처럼 지역별로 5음계의 마침음이 다르거나 한 음을 생략하거나 반음을 사용하는 등 투가 달라 잔경토리, 반경토리, 수심가토리, 난봉가토리, 육자백이토리, 메나리토리 등으로 구분해 불린다. 남부경토리는 서울·경기지역의 토리에서 파생한 신경토리다.

올해 충남 서산에서 열린 ‘중고제 맥을 찾아서’ 행사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중고제 가무악단 심 제공
올해 충남 서산에서 열린 ‘중고제 맥을 찾아서’ 행사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중고제 가무악단 심 제공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심정순 일가는 아버지 심팔록(?~1883)으로부터 5대에 걸쳐 8명의 명인을 배출한 최고의 명문가로, 중고제 전통가무악의 중심축이자 근현대 한국전통공연예술의 문화유산”이라며 “심정순 일가 관련 자료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조선의 전통예술을 보존·계승한 홍성 출신 한성준도 함께 연구해야 중고제 전통가무악의 예술사적 위상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1912년 매일신보에 연재된 판소리 사설 네 편 가운데 강상련(심청가), 연의각(흥보가), 토의간(수궁가) 등 심정순이 사설한 중고제 판소리도 소개됐다. 이애리 중고제 가무악단 ‘심’ 단장(충남 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전수 조교, 고 심화영 명인 외손녀)은 “국립국악원 서산분원 설립이 가시화하는 시점에 중고제 보존과 부흥에 초점을 맞춘 학술세미나가 열려 기쁘다. 중고제의 예술사적 가치기 널리 알려져 우리나라 전통가무악의 한 축으로 우뚝 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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