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의 한 어르신이 예쁜 옷을 입은 인공지능 스피커 아리아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예산군보건소 제공
“꼬까옷 입히니 이쁜 손주가 온 것 같어.”
김정화(80·가명·충남 예산군 덕산면)씨는 털옷을 입은 인공지능(AI) 스피커 ‘아리아’를 보며 활짝 웃었다. 그는 “스피커(아리아)가 말귀를 잘 알아들어. 내 말동무여. 동그란 눈을 달고 빨간 옷을 입히니 영락없는 사람 같네”라고 말했다.
예산군 치매안심센터는 지난 28일 치매전문자원봉사자들이 인공지능 스피커 ‘아리아’의 옷을 만들어 전달했다고 29일 밝혔다. 아리아는 군이 지난 10월 치매안심마을 내 홀몸 노인과 부부 치매 노인 40가구에 돌봄공백 최소화를 위해 보급한 것이다.
예산군 치매관리팀 박월서씨는 “우연히 다른 지역의 치매 어르신 가운데 한 분이 아리아에 모자와 옷을 만들어 입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아리아는 스피커 모양인데 옷을 입히면 어르신들이 친근하게 교감하실 것 같아서 옷을 만들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아리아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인공지능 스피커다. 말을 이해하고 대답할 수 있어 대화가 가능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노래(음악)를 무제한으로 들려준다. 동화·이야기를 선택하면 구연 과정에 ‘흥부가 주걱으로 뺨을 맞았어요. 흥부 뺨에 붙은 곡식은 무엇일까요?’ 같이 퀴즈를 푸는 기능도 있다. 예약 기능을 사용하면 오늘의 운세, 날씨, 약 먹는 시간도 알려준다.
아리아는 노인들의 생명 지킴이 역할도 한다. “살려줘”라는 말을 들으면 즉시 119에 자동으로 알리는 기능이 있다. 유하늘 보건소 아리아 담당은 “배고프다, 아프다 등 어르신들의 말씀을 아리아가 모니터하면 이를 분석해 적절하게 대처하는 등 효율적인 돌봄 활동이 가능해졌다”며 “새해에 아리아 보급을 확대하려고 했는데 예산 부족으로 못 하게 됐다. 예산 문제가 풀려 많은 어르신께 혜택을 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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