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계 박연 선생의 과거 합격을 인증한 태종의 왕지.
3대 악성으로 불리는 난계 박연 선생이 과거 시험에서 1등을 해 조선 태종이 내린 ‘왕지’가 충청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난계 개인 일대기와 조선 초기 관직 임명 문서의 변천 과정을 살필 수 있는 귀한 사료로 꼽혔다.
충북 영동군은 충북도 문화재위원회가 최근 난계 박연 선생의 ‘왕지’를 충북 유형문화재 380호로 지정했다고 9일 밝혔다. 왕지는 조선 시대 왕이 내리는 관직 임명 문서로, 세종 17년(1435년) ‘교지’로 이름을 바꾸기 전까지 태조부터 세종 때까지 한시적으로 쓰였다.
난계 국악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박연 왕지는 ‘성균관 생원 박연 위인 진사 제일인 출신자 영락 9년 4월’이라고 쓰여 있으며, 태종 어보도 찍혀 있다. 태종 5년 초시에 합격한 박연 선생이 성균관 유생으로 있다가 6년 만인 태종 11년에 진사시에서 일 등을 했다는 내용이다. 이 왕지에는 당시 조선이 채택했던 명나라 연호인 영락제도 쓰여있다.
정유훈 영동군 학예연구사는 “조선 초기 과거제 관련 고문서로 관직 임명 변천 과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특히 조선 초기 잠깐 쓰였던 왕지 관련 고문서여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박연 선생은 문과에 급제한 뒤 집현전 교리, 지평, 문학 등을 지냈으며, 세종 때 악학별좌에 임명돼 국악기를 개량하고, 아악을 정리했다. 이후 공조참의, 예문관 대제학 등을 지낸 뒤 1453년 고향인 영동 심천으로 내려와 <난계유고> 등의 저서를 남겼다.
정 학예연구사는 “영동은 난계 선생의 얼을 기려 해마다 난계 국악축제를 여는 국악의 고장이 됐다. 난계 선생 관련 유물, 사료 등을 지속해서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영동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