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군이 16일 준공한 보은군 공공 실버주택. 이곳은 공동 식당을 운영해 노인들의 밥 짓는 걱정을 덜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밥이 약보다 낫다.’, ‘감기는 밥상머리에 내려앉는다.’
밥만 잘 챙겨 먹어도 병을 이길 수 있다는 뜻으로, ‘밥심’을 강조한 속담이다. 하지만, 움직임이 불편하거나 홀몸노인 등에겐 끼니 해결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이런 노인들을 위해 ‘밥걱정 해방 아파트’가 나왔다. 충북 보은군이 16일 보은읍 이평리에 준공한 ‘공공 실버주택’이다. 이곳은 65살 이상 저소득층 노인 등이 입주할 수 있는 주거 공간으로, 보은군이 2016년 국토교통부 공공 실버주택 사업에 선정돼 받은 사업비 114억원 등 146억원을 들여 9층, 27㎡형 100세대 규모로 지었다. 시내 중심가여서 병원, 문화원 등의 접근성과 교통 여건도 좋다.
생활비도 저렴하다. 1순위 생계·의료 수급자, 국가유공자 등은 임대 보증금 230만6천원을 내고 다달이 임대료 4만5천원을 내면 평생 생활할 수 있다. 월 소득 270만원 이하, 자산 1억9600만원 이하 2·3순위 노인들은 다달이 임대 보증금 1128만1650원을 내고 다달이 임대료 9만8천원을 내면 된다. 군은 심사를 거쳐 입주자를 선정한 뒤, 다음 달 초께부터 입주하게 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곳에서는 끼니마다 밥 짓는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가스 등 취사 시설을 하지 않는 대신 1층에 설치된 공동 주방에서 ‘1천원 식당’을 운영한다. 반찬·밥 상관없이 천 원만 내면 한 끼를 해결한다.
송동근 보은군 경제정책과 공동체개발팀장은 “홀몸노인 등의 가장 큰 걱정이 끼니 해결이어서 밥 안 하는 주거 공간을 만들었다. 군에서 생산한 농산품 등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해 급식의 질도 높을 것이다. 공동 식당 운영은 가스 사고 등 안전 사고에 대비한 조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공동 주택 1층엔 국비 지원 복지관이 설치·운영된다. 소망복지법인이 위탁 운영할 복지관은 무료 공동 목욕탕, 건강 관리실, 프로그랩실 등을 설치해 여가·놀이·학습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
2~9층 주거 공간은 노인들의 동선·행동 등을 고려해 문턱을 모두 없애고, 응급 비상벨, 안전 화장실, 휠체어 보관소 등을 설치했다. 공태규 보은군 공동체개발팀 주무관은 “어르신들이 식사는 물론 복지관, 문화원 등 문화·복지를 인접 거리에서 편하게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노인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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