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술공장 두레가 23~25일 청주 내수읍 비상초등학교에서 여는 15ㅚ 농촌 우수 마당극 큰잔치.
문화·예술·공연에 주린 농촌 마을에서 질펀한 놀이 잔치가 열린다.
청주 예술공장 두레는 23~25일 청주 내수읍 비상초등학교 바깥 공연장에서 15회 농촌 우수 마당극 큰잔치를 연다. 두레는 해마다 이맘때 자신들의 공연장이나 주변 학교 공연장을 빌려 농촌 관객들을 맞는다. 무대만 만들어 공연 작품을 올리는 게 아니라 직접 어르신 관객들을 모신다. 승합차 2대로 주변 덕암·비상·초정리 등 마을 11곳을 돌며 움직임이 불편한 어르신, 어린이 관객들을 태워 나른다.
전아름 두레 단원은 “한 해에 한 번 정도는 이웃 어르신, 어린이 등에게 공연 선물을 하려고 잔치를 연다. 대부분 문화 혜택을 못 받는 분들이 많아 배우들이 무대를 만들고, 관객을 직접 모시기로 했다. 이젠 마당극 잔치가 자리 잡아 청주, 증평 등에서 직접 찾는 관객도 많다”고 말했다.
올해 마당극 큰 잔치의 주제는 ‘사농공상 뒤죽박죽’이다. 저마다의 위치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모든 이들이 한 데 어울려 신명 나게 놀고, 좋은 기운을 받기를 바라는 뜻을 담았다.
농촌 들녘에서 열리는 마당이라고 깔봤다가는 큰코다칠 정도로 빼어난 실력의 극단들이 무대를 빛낸다. 첫날 청주 풍물굿패 씨알누리가 풍물 판굿으로 무대를 열고, 소리꾼 서동율은 흥보가 박타는 대목으로 흥을 돋운다. 해가 지면 예술공장 두레가 대표작 <착한사람 김삼봉> 공연을 한다. 둘째날 전북 장수의 극단 누렁소가 창작 인형극 <곱단이>를 공연하고, 대구 극단 옆집 사는 연극쟁이의 <할매는 힘이 세다>, 청주 온몸뮤지컬컴퍼니의 <엄마 나 이거 입을래> 공연이 이어진다. 마지막 날에는 몽골 등에서 온 시피아이 그룹의 전통 악기 연주 <함께 더 멀리>, 일본 오쿠다 마사시의 비눗방울 마임, 광주 놀이패 신명의 <언젠가 봄날에>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장 주변에선 청주교대, 형석고 학생들이 진행하는 탈·목걸이 공예, 음휘선 작가의 얼굴 그림, 류정환(까치밥)·김학성(고구마) 시인의 시에 한항선 작가가 그림을 입힌 시화전 등이 열린다. 내수어머니회는 떡볶이 등 간단한 음식을 관객 등에게 대접한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예술공장 두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