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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식탁은 어땠을까?…백종원도 울고 갈 조리서 <반찬등속> 공개

등록 2019-09-13 10:03

조선 후기 조리법이 담긴 책 <반찬등속>.
조선 후기 조리법이 담긴 책 <반찬등속>.
“송편은 백미를 깨끗이 씻고, 되직하게 반죽하되 속은 팥을 고아 설탕과 엉기게 넣어라. 크게는 말고 세 손가락 자리가 완연하게 만들어라.”

조선 후기 음식 조리법을 담은 <반찬등속>에 나오는 송편 빚는 법이다. <반찬등속>은 충북 청주에서 나온 조리서다. 책 표지에는 한자로 ‘찬선선책’, 한글로 ‘반찬 하는 등속’으로 씌어 있다. ‘반찬을 모은’ 혹은 ‘반찬하는 방법’ 등으로 해석되지만, <반찬등속>으로 줄여 부른다. 충북도는 지난 7월5일 유형문화재 381호로 지정했다.

음식과 가까워지는 추석 연휴다. 스마트폰, 인터넷만 켜면 수만 가지 레시피(음식 조리법)가 쏟아지지만, 조선 후기 한글로 된 당시의 조리법도 눈여겨볼 만하다. <반찬등속>은 ‘계축납월이십사일’이라는 책 표지 기록에 따라 1913년 12월24일에 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자는 청주 진주 강씨 문중의 며느리 밀양 손씨로 추정된다.

<반찬등속>에 수록된 각종 조리법.
<반찬등속>에 수록된 각종 조리법.
책에는 조선 후기를 포함한 당대의 44가지 요리와 조리법 등이 담겨 있다. ‘깍두기는 무를 네모 반듯하게 썰어서 소금에 절이고~’ 등 깍두기, 고추 김치, 오이 김치 등 9가지 김치 조리법이 나온다. 소금에 절인 김치류는 ‘짠지’로 표현했다. ‘수정과는 좋은 곶감을 꿀물에 담그고 벗긴 잣을 넣어라’ 등 수정과·산자·증과·화병·만두 등 간식류도 있다. 북어무침·전골지짐·가물치회 등 반찬류와 연잎술, 곶감떡 등을 만드는 법도 있다.

이와 함께 흰떡을 오래 보관하고, 고추장을 맛있게 먹는 법도 담고 있다. 이 책을 연구한 김향숙 충북대 명예교수(식품영양학)는 “조선 후기 양반가의 조리법이 담겨 있다. 설탕을 조금 쓰고, 소금으로 절인 짠지를 주로 담가 먹는 등 근대의 조리법과 다른 모습이 보인다”고 밝혔다.

청주박물관은 오는 12월12일까지 <반찬등속> 특별전을 연다.
청주박물관은 오는 12월12일까지 <반찬등속> 특별전을 연다.
책은 음식 조리뿐 아니라 당시 풍속 연구에도 귀한 자료로 쓰인다. 책의 부록 격으로 한자 문자집과 한글·한문 편지도 있다. 문자집에는 경륜·부조·점화 등 가정에서 쓰이는 한자 단어와 자초지종 등 고사성어 등도 기록돼 있다. 임혜경 국립청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근대 교통, 시장 발달에 따른 식재료의 유통, 생활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사료다. 한자 용어 등은 당시 여성들이 조리, 집안 관리, 혼례 등 다양한 행사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오는 12월12일까지 <반찬등속> 특별전을 연다. 특별전에선 <반찬등속>에 수록된 다양한 조리법 등을 알기 쉽게 풀어 전시한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국립청주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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