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방에서 여학생 성희롱으로 물의를 산 청주교대가 재발 방지 약속 등을 담은 담화문을 내기로 했다. 일부 피해 학생들은 이르면 다음 주께 가해 학생을 고소하는 등 법적 조처를 하기로 했다.
청주교대는 ‘단톡방 성희롱 사건’과 관련한 담화문을 15일 오전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는 가해-피해 학생을 분리하고 사건 관련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교원 양성 교육 기관에서 불미스런 일로 물의를 낸 데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 등을 담은 담화문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주교대는 11일 밤 학생들의 피해를 접수한 뒤 12일 교수·학생·직원 등으로 이뤄진 대책위원회를 꾸려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교육부도 14일 학교 쪽에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학교 관계자는 “교육부가 교원 자격증 부여 절차까지 고민할 정도로 이 사건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철저하게 조사한 뒤 결과를 보고 엄한 조처를 내릴 계획이다. 대충 넘어가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피해 학생 일부는 고소 등 법적 조처도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은 지난 11일 변호사를 선임하고, 사건 관련 대응을 하고 있다. 피해 학생 쪽 변호사는 “피해 학생 20여명 가운데 일부는 가해 학생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 범죄 구성요건을 살피고 있으며, 지금까지 살핀 바로는 모욕, 명예훼손 혐의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학생들의 의사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께 고소장을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단톡방에서 이뤄진 일이라는 이유로 가볍게 보는 쪽도 있지만 최근 판례를 보면 온라인상 성희롱도 엄하게 본다. 단톡방은 전파 가능성 등으로 미뤄 닫혀 있는 게 아니라 열린 방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고 귀띔했다.
학생들은 학교 쪽에 철저한 조사와 엄한 조처를 바라고 있다. 앞서 학생들은 지난 11일 변호사를 선임하고 학교 쪽에 가해 학생과 분리 조처도 요구했지만 12일 저녁에야 분리 조처가 이뤄졌다. 피해 학생 변호사는 “학교에서 학생이 직접 요청해야 분리 조처를 할 수 있다고 해 12일 퇴근 무렵 담당자에게 가까스로 분리 요청했다. 피해 학생 대부분 학교 쪽의 신속·정확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진정한 교사를 양성하는 청주교육대학교에서’라고 밝힌 한 청주교대 구성원은 지난 8일 학교에 ‘여러분의 단톡방은 안녕하신가요’ 제목의 3장짜리 대자보에서 남학생 5명의 성희롱 사실을 고발했다. 이 구성원은 대자보에서 ‘표정이 왜 이렇게 음흉하냐’, ‘고양인 안 된다’ 등 남학생들이 지난 3~8월 사이 ‘단톡방’에서 주고 받은 외모 비하, 성적 발언 등을 소개했다. 또 지난 5월 교생실습 당시 만난 초등학생을 ‘사회악’, ‘한창 맞을 때’라고 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도 알렸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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