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들이 한꺼번에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해당 조리원은 고열 증세를 보인 신생아에게 간이검사를 해 바이러스 감염 사실을 확인하고도, 관련 사실을 신생아의 부모와 보건당국에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로타바이러스는 생후 3∼35개월 영·유아가 주로 걸리는 감염병으로, 고열과 함께 구토·설사·탈수 등 증세를 일으킨다. 탈수 증세가 심하면 드물게 숨지기도 한다.
세종시는 지난 2일 시내 ㄱ조리원에서 퇴소한 신생아가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신생아의 부모는 2일 조리원으로부터 “열이 있으니 병원에 가보라”는 말을 들은 뒤 소아과에 들렀다가 아이가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됐다. 해당 신생아는 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세종시보건소는 그날 밤 10시께 이 신생아의 로타바이러스 발생 사실을 접수한 뒤 ㄱ조리원에 알렸고, 그날 조리원에 남아 있던 신생아 14명에 대해 간이검사를 한 결과 7명도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소 조사 결과, ㄱ조리원은 2일 새벽 38℃ 이상의 열이 나는 신생아에게 자체적으로 로타바이러스 간이검사를 진행하고도 관련 사실을 숨긴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소 관계자는 “ㄱ조리원에 가서 조사해보니 2일 소아과에 가서 감염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한 신생아의 경우 퇴소 전 조리원에서 이미 로타바이러스 간이검사를 했고, 그 결과에 대해 ‘양성’이라고 적어둔 기록이 남아 있었다. 조리원은 이 사실을 퇴소 때까지도 부모에게 말하지 않았고, 보건당국에도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ㄱ조리원은 로타바이러스 잠복 기간(6일)이 끝나는 9일까지 예정으로 영업을 멈춘 상태다.
세종시 관계자는 “자문회의 등을 거쳐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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