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이 지난해 11월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연 본성고 설립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본성고 설립 당위성 등을 설명하고 있다. 본성고 설립 학부모회 제공
충북 혁신도시 음성지구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고교 설립 길이 열렸다.
충북교육청은 교육부가 최근 진행한 중앙투자심사에서 충북 혁신도시 음성지구안 고교(가칭 본성고) 설립안이 ‘학교군 조정 및 학교군 조정에 따른 민원대책 수립’ 등의 조건을 달아 승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충북교육청은 올해 상반기 안에 공유재산 심의·예산 편성·기본 설계, 하반기에 실시 설계와 입찰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안에 공사를 시작해 2023년께 본성고를 개교할 계획이다.
앞서 충북 혁신도시 음성지구 학부모 등은 본성고(가칭) 설립을 위한 학부모연합회(본성고 설립 학부모회)를 꾸리고 고교 설립을 요구해왔다. 본성고 설립 학부모회는 “충북 혁신도시가 자리 잡으면서 해마다 400~500명 정도의 학생이 증가하는 터라 고교 설립이 시급하다. 고교를 세워주지 않으면 이사를 불사하겠다”며 고교 설립을 요구해왔다.
이에 충북교육청은 지난 2018년 충북 혁신도시 음성지구인 음성군 맹동면 동성리 232 일대 1만4470㎡에 25학급 규모의 고교 설립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8월과 10월 충북교육청 자체투자심사위원회는 주변 학교 분산·수용 등을 이유로 설립을 보류했다. 이곳은 기존 혁신도시 진천지구에 설립된 서전고와 2.4㎞ 떨어져 있으며, 7~24㎞ 떨어진 주변 음성·진천엔 일반고 6곳이 분포돼 있다.
그러나 이번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선 인구, 학생 등이 급증하는 혁신도시의 상황과 함께 통학이 쉽지 않은 농촌 지역의 현실이 반영됐다. 지금 혁신도시에는 2023년 본성고 설립 때 입학 예정인 초등 4~6학년 학생 1406명이 재학하는 등 학생 수요가 늘고 있다.
충북 혁신도시 본성고(예정) 주변 고교 분포. 충북교육청 제공
주변 고교에 빈 학급이 있지만, 본성고 설립 예정지와 7.4㎞ 떨어진 대금고는 77분, 10.7㎞ 떨어진 진천고는 75분, 12.4㎞ 떨어진 음성고는 90분, 24.1㎞떨어진 매괴고는 110분 등 열악한 농촌 버스 상황 때문에 통학이 쉽지 않다.
이은전 본성고 설립 학부모회 회장은 “조금 늦었지만, 교육부가 혁신도시의 현실을 고려해 고교 설립을 허락해 준 데 감사하다”며 “혁신도시에 걸맞은 혁신적인 명품 고교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가 본성고 승인 조건으로 단 학교군 조정과 민원대책 수립은 숙제다. 본성고 학교군 설정 대상, 범위에 따라 주민 간 또 다른 갈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옥영 충북교육청 학생배치팀 주무관은 “본성고 학교군 대상지인 음성 맹동과 진천 덕산 등을 놓고 기초조사,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학교군을 정할 계획”이라며 “학부모, 주민 등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최적의 학교군을 설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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