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군의 한 경로당에서 노인들과 식사 도우미 등이 어울려 점심을 먹고 있다.
“나이 들면 밥 짓는 게 고역인데, 때마다 챙겨주니 얼마나 고마워….”
충북 단양의 경로당에는 ‘식사 도우미’가 있다. 말 그대로 경로당에서 밥 짓고, 반찬 만들고, 상 차리고, 설거지까지 하는 어르신들의 ‘우렁각시’다. 식사 도우미는 단양 지역 경로당 162곳 가운데 154곳에 배치돼 있다.
단양군은 2015년부터 겨울철(12~2월)마다 식사 도우미제를 운용하고 있다. 식사 도우미는 부녀회나 경로당에서 추천하고, 단양군이 뽑아 배치한다. 한 경로당에 한명씩 배치가 원칙이지만 부녀회가 출동하는 곳도 있다.
단양군은 이들 식사 도우미에게 다달이 30~50만원씩 지원한다. 경로당 이용 인원이 50명 이상인 곳은 50만원, 50명 미만인 곳은 30만원을 지원한다. 시행 첫해인 2015년 예산 9060만원을 편성했지만, 올해는 1억6440만원으로 배 가까이 늘렸다.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
단양면 벌곡 1리 경로당의 한 노인은 “젊은 사람들이 경로당에 와 맛있는 밥을 해 주니 더없이 고맙다”고 했다. 매포읍 평동5리 경로당 식사 도우미 장성녀(56)씨는 “제 부모님께 밥 한 끼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나오니 즐겁고 보람 있다. 맛있게 드시는 모습만 봐도 고맙다”고 밝혔다.
단양군은 경로당 이용을 안내하고 관리하는 ‘경로당 지킴이’도 162개 경로당에 1명씩 배치했으며, 경로당 운영비(2억2356만원), 냉난방비(3억3600만원)도 지원하고 있다.
권근혜 단양군 경로장애팀 주무관은 “경로당 이용 노인들의 수고를 덜어 주려고 식사 도우미제를 운용하고 있는데 노인뿐 아니라 마을 주민도 좋아한다. 일부 마을에선 부녀회가 돌아가며 도우미를 자처하는가 하면, 도우미 수당으로 반찬을 마련하는 등 선행이 이어진다”고 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단양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