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혁 보은군수 주민소환운동본부 등이 지난 2월18일 정 군수 주민소환을 위한 서명부를 보은군선관위에 제출하고 있다.
친일 역사 왜곡 등으로 물의를 산 정상혁 보은군수가 자신을 주민소환 투표 청구한 주민 관련 정보 공개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요구하자, 주민들이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을 통해 정보 공개를 막아달라는 취지의 국민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정상혁 보은군수 주민소환운동본부(정 군수 주민소환 본부)는 ‘친일 망언 보은군수의 주민소환 서명부 정보 강탈을 막아주십시오’(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nTk992)라는 제목으로 다음 달 5일까지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을 통해 국민 청원을 한다고 8일 밝혔다. 6일 청원을 시작했으며, 7일 오후 4시까지 755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정 군수 주민소환 본부는 “친일 망언으로 주민소환 대상이 된 정 군수에게 주민소환 서명부 정보가 들어가면 작은 지역 사회 보은에서 이 서명부는 ‘블랙리스트’, ‘살생부’가 된다. 정 군수는 서명부 정보 공개 신청을 철회하고, 선관위는 정보 공개 결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보은군은 재정자립도 전국 최하위로 농업인은 군 보조금 의존도가 높고, 자영업자 등은 군과 등지며 영업하기 어렵고, 공공형 일자리에 생존권이 달린 주민이 많다. 주민소환 투표 서명 과정에서 3선 ‘소통령’인 군수의 절대 권력을 실감했다. 지역 광고업체는 정 군수 눈치 보느라 펼침막 제작을 피했고, 보조금 받는 관변단체는 주민소환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고 밝혔다.
보은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친일 왜곡 발언 등으로 물의를 산 정상혁 보은군수 퇴진을 요구하며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앞서 정 군수 주민소환 본부는 지난 2월18일 주민 4671명이 연명한 정 군수 주민소환 투표 청구 서명지를 보은군 선관위에 제출하고, 주민소환 투표를 요구했다. 이에 정 군수는 지난 2월27일 선관위에 읍면별 주민소환 투표 청구 주민에 관한 정보 공개를 요구했으며, 충북도선관위는 오는 18일 일부 공개할 계획이다. 이영미 충북도선관위 선거과 주무관은 “정 군수가 요구한 정보는 정보공개법상 열람이 가능한 정보다. 다만 서명한 주민의 생년월일, 주소, 수임자 등 개인 식별이 가능한 정보는 비공개하고, 주민소환 투표 서명부 열람 공개 첫날 이름 등만 부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북 3·1운동 대한민국 100주면 기념사업 범도민위원회 등이 지난해 8월 충북도청에서 친일 왜곡 발언으로 물의를 산 정상혁 보은군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정 군수 주민소환 본부는 주민소환 청구 주민 정보 공개가 지역 갈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지역 사회에 서명부가 열람·공개되면 군수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온갖 불이익과 협박, 회유가 벌어지고, 결국 분열과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주권자인 주민의 정치적 의사가 표시된 정보 공개는 주권 행사에 대한 도전이며, 주민 주권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 군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보 공개 요구는 탈법·위법이 아닌 당사자의 권리다. 정보 공개를 청구한 이유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정상혁 보은군수 주민소환 운동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