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의회는 지난해 <자치의정>이란 격월간지 80권을 샀다. 두 달에 한 번씩 책을 사 의원 8명에게 골고루 나눠줬다. 황인철 영동군의회 주무관은 “의원 역량 강화를 위해 책을 구매했고, 모든 의원에게 전달했다. 수년 전부터 책을 구매하고 있으며, 올해도 책을 사 의원에게 나눠줬다”고 밝혔다.
책은 사단법인 지방의회발전연구원에서 만든 것으로 한 권에 6천원이다. 지방의회 관련 기고, 칼럼, 지방의회 탐방, 의회 관련 소식 등이 담겨 있다. 박건호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간사는 “필요하다면 의원 개인이 구매하거나, 2~3권 정도 사서 비치해두고 돌려보는 게 효율적이다. 의원 개인에게 책을 사 주는 것은 예산 낭비로 보인다”고 밝혔다.
16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가 발표한 충북 지방의회 도서 구매 현황을 보면, 지난해 충북 시·군의회 11곳은 2400여만원을 들여 책 524권을 샀다. 청주시의회가 800만원으로 310권을 구매해 가장 많은 책을 샀고, 제천시의회는 구매 기록이 없다. 충북도의회는 400만원을 들여 170여권을 산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도의회를 포함해 충북 시·군 지방의회는 의원 전문성·역량 등을 높이려고 해마다 도서 구매를 하고, 의회 자료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의원만을 위한 닫힌 운영을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시민들이 의회 자료를 열람·대출할 수 있는 곳은 충북도의회와 음성군의회뿐이다. 청주·옥천·영동·보은·진천 등 지방의회는 시민들이 열람조차 할 수 없으며, 대출은 음성군의회와 충북도의회 자료실만 가능하다.
의회 자료실 보유 책 또한 미미한 수준이다. 충북도의회 자료실은 2만3955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청주시의회 6851권, 충주시의회 2691권, 음성군의회 1288권, 괴산군의회 570권 등을 가지고 있다. 영동군의회는 33권, 보은군의회는 60권 증평군의회는 61권 뿐이다.
박건호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간사는 “서울시의회는 2013년부터 의회 도서관을 일반에게 개방하고 있다. 충북 지방의회도 자료실 등을 개방해 시민과 공유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의회 자료실 관련 합리적 기준을 만들고, 도서 구매와 자료실 운영도 투명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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