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청 희망복지지원팀 직원들이 즐거운 경매 기부 ‘퍼네이션’ 홍보를 하고 있다.
충북 괴산군 공무원들이 경매 기부 재미에 빠졌다.
괴산군은 지난 16일부터 ‘퍼네이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퍼네이션’는 즐겁게(fun) 기부(donation)하자는 뜻을 담은 신조어다. 이들의 ‘퍼네이션’은 기발하고 재미있다. 직원들이 쓰지 않는 물품을 기부하면, 군내 인터넷 사이트 ‘괴산사랑 퍼네이션’에 올려 경매를 한 뒤 수익금을 기부하는 형식이다.
직원들이 물품을 기부하면 일주일동안 모았다가 경매를 진행한다. 경매는 매주 목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4시 사이 진행된다. 경매 진행은 주민복지과 희망복지지원팀이 진행한다. 이들이 실제 기부 물품을 사용하는 장면을 담은 모습과 최초값을 정해 경매 사이트에 올리면, 직원들은 댓글 형식으로 값을 매겨 경매에 참여한다.
지난 16일과 23일 두 차례 경매에 물품 20건이 나왔고, 최곳값은 노경희 경제정책팀장이 기부한 공기 청정기였다. 노 팀장은 한 행사에서 경품으로 받은 공기 청정기를 포장도 뜯지 않고 기부했다. 최초 15만원에서 시작한 경매는 뜨거웠다. 7차례 최곳값을 경신한 끝에 한 직원이 24만원에 구매했다. 두 차례 경매로 67만원이 모였고, 경매 수익금은 물품 기부자 이름으로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괴산군 계좌에 적립됐다. 30일 경매를 3일 앞둔 27일 현재 책, 족욕기 등 물품 10여점이 기부되는 등 인기다.
최지애 괴산군 희망복지지원팀 주무관은 “기부가 어렵지 않고, 누구나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경매 방식을 도입했는데 의외로 인기다. 기부 물품과 참여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주무관은 “물품을 기부한 직원은 자신의 이름으로 후원금을 기부할 수 있고, 경매 참여자는 값싸고 좋은 제품을 얻을 수 있어 모두에게 좋은 퍼네이션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괴산군은 지난해 3월부터 급여에서 1천원 이하 자투리 돈을 모으는 직원 우수리, 읍면 모금·후원 등으로 1억여원을 모아 복지 시설 등을 돕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지역 가스·전기 수리 업체 등으로 이뤄진 ‘우리 동네 출동 반장’에게 20만원씩 30여 차례에 걸쳐 재료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우리동네 출동 반장’은 홀몸 노인 가정 등에 전기·가스·수도 등의 수리 봉사를 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괴산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