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농업기술원이 개발에 성공한 ‘더빠르미’ 벼 모습. 도 농업기술원은 29일 일반 벼보다 50일 이상 재배 기간을 단축한 ‘더빠르미’ 품종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충남도 제공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이기작이 가능한 극조생종(동일 농작물 중 성장과 수확이 매우 빠른 품종) 벼 ‘빠르미’를 개발한 데 이어 올해 ‘빠르미’ 보다 수확 시기가 더 빠른 ‘더빠르미’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도 농업기술원은 자료를 내어 “지난 5월12일 ‘더빠르미’를 ‘빠르미’와 함께 모내기했더니 빠르미보다 나흘 빨리 이삭이 패 78일 만인 30일 수확할 예정”이라며 “‘빠르미’와 ‘더빠르미’는 파종하고 평균 70∼90일 뒤 추수가 가능해 우리나라 벼 품종 중 생육 기간이 가장 짧다. ‘더빠르미’는 ‘빠르미’보다 수확량은 적지만 밥맛은 더 좋다”고 설명했다.
도 농업기술원이 극조생종 벼를 개발한 것은 일반적으로 벼를 늦게 모내기하면 생육 기간이 충분하지 않아 이삭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고, 열매가 잘 여물지 않아 수확량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한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그동안 남부지방에서 일본 볍씨로 이기작을 시도했으나 수확량이 크게 떨어져 성공하지 못했고, 농촌진흥청도 지난 2010년 국내에서 벼 이기작은 적합한 품종이 없어 불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재배 기간이 짧은 벼는 연간 두 차례 작물을 재배할 수 있어 농가 소득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감자나 옥수수, 강낭콩 등을 3∼7월 재배한 뒤 벼를 심거나, 4∼7월 벼를 재배한 뒤 들깨·감자·무·배추 등을 심어 추가 소득을 올리는 식이다.
빠르미 품종을 개발한 도 농업기술원 윤여태 박사는 “우리나라의 1년간 수자원 이용량(333t) 가운데 약 절반(160억t)이 농업용수로 사용되며 80%가 벼농사에 쓰인다”며 “빠르미는 충남 대표 품종인 삼광보다 50일 생육 기간이 짧다. 재배 기간을 단축하면 이기작에 따른 농가 소득 증대는 물론 농약과 물 사용량을 크게 줄이는 1석3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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