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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노동자 숨진 태안화력…“하도급 금지에도 계약 없이 운송 맡겨”

등록 2020-09-15 15:13수정 2020-09-16 02:31

지난 10일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발전소 1부두에서 컨베이어스크루 장비에 이아무개(65)씨가 깔려 숨진 현장.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실 제공.
지난 10일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발전소 1부두에서 컨베이어스크루 장비에 이아무개(65)씨가 깔려 숨진 현장.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실 제공.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화물노동자 이아무개(65)씨가 2t짜리 장비에 깔려 숨진 사고와 관련해 서부발전의 하청업체인 신흥기공과 이씨 사이에 장비 운송에 관한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부발전의 공사입찰공고에 하도급 금지 조항이 있는데도 신흥기공이 장비 운송 업무를 이씨에게 맡겼고, 이를 서부발전이 용인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 관계자는 1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씨와 하청업체인 신흥기공 사이에 운송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강 의원 쪽은 “서부발전이 재하도급이 불가능한 조건의 공사에서 하청업체가 운송 업무를 하도급한 것을 사실상 용인해왔다”고 주장했다.

서부발전은 지난 8월 ‘1부두 하역기용 컨베이어스크루(배에 있는 석탄을 들어올려 옮기는 기계) 2종 반출정비공사’에 관한 공사입찰공고를 냈다. 이 공사입찰공고를 보면, “본 공사는 하도급이 불가하며 관련 법령상 하도급 규정을 위반해 하도급하거나 서부발전 승인 없이 하도급하면 입찰참가를 제한받을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지난 10일, 하도급 금지 조항에도 불구하고 서부발전과 공사 도급 계약을 한 신흥기공은 작업의 일부인 장비 운송 업무를 이씨에게 맡겼다. 이씨가 사고를 당한 현장에는 신흥기공 뿐 아니라 서부발전의 관리자도 나와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올해뿐 아니라 여러 번 서부발전의 컨베이어스크루 운송 작업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부발전 쪽은 “(이씨의 업무는) 단순 운송 작업이기 때문에 제작 등 필수 공정 업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불법 하도급 금지 대상이 아니다”며 “신흥기공에 문의한 결과 이씨와 구두로 계약이 이뤄졌고, 구두계약도 계약으로 성립한다고 노무사에게 확인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노동계는 원청이 산업재해에 대해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구조 때문에 또다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며 인명사고 때 사업장 운영 법인과 사업주 등을 함께 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시 원청을 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일,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와 화물운송계약을 맺은 노동자가 2t짜리 기계에 깔려 숨졌다. 태안화력은 지난 2018년 12월 김용균씨가 산재로 사망한 사업장이다.

최예린 박기용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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