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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돌이 소맥잔, 한빛탑 캔들홀더…‘대전굿즈’를 아시나요?

등록 2020-10-01 12:09수정 2020-10-01 12:11

대전 청년작가들, 2030 취향 기념품 제작
대전마케팅공사 공모전 계기로 의기투합
“대전 정체성 발굴 어려운 환경 안타까워”
유리공예로 만든 대전굿즈. 임다은씨 제공
유리공예로 만든 대전굿즈. 임다은씨 제공

‘노잼’ 도시 대전에도 ‘굿즈’(기념품)는 있다.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촌스러운 기념품이 아니라, 2030세대를 ‘취저’(취향 저격)할 ‘잇템’(갖고 싶을 만한 물건)들 말이다.

여러가지 대전굿즈를 만나려면 대전 하늘 아래서도 낡은 동네인 동구 대동으로 갈 일이다. 동네 한쪽에 있는 작은 가게(머물다가게)를 들어서면 꿈돌이가 그려진 소맥잔과 에어팟 케이스, 한빛탑 모양의 유리 캔들홀더, 성심당 튀김곰보빵이 그려진 스티커, 대전의 깃대종(지역을 대표하는 동·식물)인 하늘다람쥐 모양 손거울 등 당장 손에 집어 들고 싶은 귀요미들이 한가득이다.

대전굿즈의 탄생은 머물다가게 임다은(31)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3월 열린 대전마케팅공사의 ‘주민 참여 아이디어 공모 사업’에 “지역의 청년작가들을 모아 대전을 알리고 기념할만한 굿즈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낸 임 대표는 공모전에서 2등으로 뽑혀 사업비 2천만원을 지원받았다.

임씨는 “대전을 기념할만한 무언가가 딱 떠오르지 않고, 엽서 한장을 사고 싶어서 어디서 사야 할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대전을 찾은 관광객도, 대전을 미처 잘 몰랐던 대전시민도 대전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기념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엽서, 스티커, 에코백 등 대전굿즈. 임다은씨 제공, 최예린 기자
엽서, 스티커, 에코백 등 대전굿즈. 임다은씨 제공, 최예린 기자

같은 공모전에서 ‘꿈돌이로 도시의 브랜드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던 일러스트디자이너 박다정(29·다정한작업실 대표)씨도 ‘대전굿즈 만들기’ 프로젝트에 힘을 보탰다. 지역콘텐츠 기획을 하는 도시여행자, 나무·유리 소재의 작품을 만드는 비베렌토, 젊은 수공예 작가들의 모임인 아트샵21 등 대전의 젊은 작가 그룹들도 합류했다.

공모사업 기간엔 마케팅공사가 상표권을 가진 ‘꿈돌이’ 캐릭터를 마음껏 활용 수 있다는 점은 좋은 기회였다. 이런 속에서 엽서·메모지·손거울·노트(다정한 작업실), 에어팟케이스·핸드폰케이스(도시여행자), 캔들홀더·꿈돌이배지(비베렌토), 에코백·유리컵·가죽키링·카드지갑(아트샵21) 등 15종 1천여점의 다양한 굿즈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박다정 대표는 “대전시민으로서 바라본 대전과 작가로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절충해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까 고민했다”며 “대전의 꽃과 새인 목련과 까치, 대표 막걸리인 세천막걸리 등 대전 사람도 잘 모르는 대전의 것들을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은 사이언스페스티벌 등 지역축제에 선보이기도 했다.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에 작가들도, 마케팅공사도 놀랐다고 한다. 청년작가들의 아이디어가 시민들에게 ‘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꿈돌이 이미지를 활용한 에어팟케이스, 머그잔, 소맥잔 등 대전굿즈. 임다은씨 제공, 최예린 기자
꿈돌이 이미지를 활용한 에어팟케이스, 머그잔, 소맥잔 등 대전굿즈. 임다은씨 제공, 최예린 기자

그러나 청년들의 노력은 아직 ‘시도’ 단계일 뿐이다. 일단 지난해 말 공모사업이 끝난 뒤로는 상표권 문제로 꿈돌이 이미지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된 점이 걸림돌이다. 머물다가게를 빼고는 판로도 마땅치 않다. 청년들은 마케팅공사가 좀더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 민간과 역할을 나누길 기대한다.

도시여행자 대표인 김준태(34)씨는 “민간에서 더 많이 도전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그런 방향이 아니라 아쉽다”며 “(알릴만한) 대전의 정체성이 많은데 그걸 잘 발굴할 수 없는 환경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윤구 대전마케팅공사 도시마케팅팀장은 “꿈돌이 이미지를 좀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 기업이 아닌 개인이 쓸 경우 무료로 이미지를 쓸 수 있는 방향도 고민하고 있다”며 “한빛탑 전망대나 엑스포기념관에서 대전굿즈를 전시·판매하는 등 판로를 늘릴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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