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고 지역 안 대형마트 등으로 농산물을 바로 공급하는 ‘로컬마트 공급체계’가 충남에 도입됐다.
충남도는 5일 지역 생산 농산물을 도내 하나로마트와 롯데마트 등에 직접 납품하는 ‘충남농산물 로컬마트 공급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현재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들은 서울 송파구 가락동시장 등 수도권 도매시장을 거친 뒤 다시 지역으로 유통되는 식이다. 통상적으로 농가→산지 유통인→서울 가락동 도매시장→중도매인→소매상→소비자까지 6단계를 거친다.
서은숙 충남도 농산물마케팅팀장은 “예산에 사는 사람이 거주지 근처 마트에서 쪽파를 사려면 수도권 도매시장을 거쳐 온 예산 쪽파나 다른 지역에서 생산한 쪽파를 만나게 된다”며 “쪽파 주산지 주민이 이웃 농가가 재배한 쪽파를 지역 마트에서 살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셈”이라고 했다. 이런 과정에서는 물류비용은 물론 농산물 가격의 5% 안팎인 도매시장 수수료, 20%가량의 도매업체 판매 이윤이 붙는다. 그만큼 농가의 소득은 줄고 소비자가격은 오르며, 농산물 신선도는 떨어졌다.
충남도의 ‘로컬마트 공급체계’는 서울 가락동 도매시장을 건너뛰고 농가→농협→로컬마트→소비자로 농산물 유통을 4단계로 줄였다. 거점 농협으로 모인 충남 지역 농산물을 도내 하나로마트 30곳과 충남·대전의 롯데마트 8곳에 직접 납품하는 식이다. 우선 28개 품목 45개 농산물을 이런 방식으로 유통하기로 했다.
로컬마트 공급체계에는 충남도가 2016년 도입한 통합물류시스템이 활용된다. 충남도의 통합물류체계는 도와 농협이 함께 물류업체 1곳을 선정해 도내 농협 30곳의 농산물을 거점 농협 2곳(예산농협, 금산 만인산농협)에 모아 유통하는 체계다. 적은 양의 농산물도 효율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오세운 충남도 농식품유통과장은 “로컬마트 공급체계 활성화를 위해 일정 기간 물류비용 전액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도내와 인근 지역 다른 대형마트와도 협력해 충남의 농산물을 직접 공급하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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