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범덕 청주시장(왼쪽 셋째) 등이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열리는 경자자 탄생 600돌 특별전을 관람하고 있다.
세종대왕은 인쇄술 혁신에도 큰 업적을 남겼다. 즉위와 함께 활자 개선에 나서 세종 2년(1420년)에 새 금속활자 ‘경자자’를 만들었다. 공조참판 이천(1376~1451) 등이 참여해 완성한 경자자는 조선 태종 3년(1403년) 만들어진 ‘계미자’를 크게 보완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경자자’ 탄생 600돌 특별전 ‘세종의 마음을 찍다’ 특별전을 한다고 8일 밝혔다. 12월20일까지 이어지는 특별전에선 600년 전 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집약된 조선 초기 금속활자와 금속활자본(인쇄 책자) 등을 만날 수 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열리는 경자자 탄생 600돌 특별전.
‘경자자’는 조선 시대 인쇄술의 꽃으로 불리는 ‘갑인자’ 탄생의 다리 구실을 한 활자다. <세종실록>을 보면, “계미자는 주조가 정교하지 못해 인쇄 때 활자가 흔들리는 등 능률이 오르지 않았다. 경자자는 조판용 동판과 활자를 바르고 튼튼하게 개량해 인쇄 능률이 올랐다”고 밝혔다. 라경준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조선 최초의 활자인 계미자는 활자 구조 등의 이유로 몇장 정도 인쇄하는 데 그쳤지만 경자자는 대나무 등을 활용한 조판 기술을 발달시켜 20여장까지 인쇄하는 등 획기적인 기술이 집약됐다. 조선 최고의 활자, 조선 활자의 완성으로 불리는 갑인자 탄생의 다리 구실을 했다”고 말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열리는 경자자 탄생 600돌 특별전.
특별전에선 계미자, 경자자, 갑인자 등 조선 초기 활자를 비교 전시한다. 또 경자자로 찍은 <자치통감강목>, <사기귀책열전>, <문선> 등 책자 13종을 선보인다. 또 경자자, 갑인자 탄생의 핵심 인물인 이천 선생을 재조명한다.
금속 활자 인쇄술이 가져온 조선 사회의 발전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오늘날 코로나19와 같은 역병 대처, 극복 방안 등을 담은 의학서 <신찬벽온방>, 농사법 등을 담은 <농사직설> 등 조선 시대 전문 서적을 전시해 금속활자 인쇄술이 가져온 사회 발전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칠정산내편> 천문서와 측우기·앙부일구 등 조선 세종 때 과학 기술 관련 자료도 볼 수 있다.
한범덕 청주시장 등이 8일 경자자 탄생 600돌 기념 인문학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다.
청주시는 8일 오후 충북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경자자 탄생 600돌 기념 인문학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범덕 청주시장, 이현희 규장학 한국학연구원장, 문중양 서울대 교수 등이 조선 시대 금속활자와 과학 기술 등을 이야기 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청주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