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충북교육감이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2015~2020년 사이 충북지역 대입 합격자 현황 등을 설명하고 있다.
전국 최하위권으로 분류된 충북지역 서울대 입학률 분석을 놓고 지역 교육 단체의 뜻이 갈리고 있다. 충청북도교원단체총연합회(충북교총)는 밀어붙이기식 교육 행정의 결과라며 ‘심각’, ‘참담’ 등의 표현으로 교육청을 꼬집었으나,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충북학교학부모회)는 서울대 입학생 숫자로 교육 성과를 평가해선 안 된다는 태도를 보였다.
충북학교학부모회는 26일 보도자료를 내어 “서울대 진학률이 모든 교육 여건을 반영하지 않는다. 학부모로서 상위권 학생들의 대입 성적만으로 교육 성과를 운운하는 게 답답하다”고 밝혔다.
앞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8일 낸 2020년 서울대 입학생 분석 자료를 보면, 충북은 고교3년생 1천명당 입학생 수 3.1명을 기록해 울산과 함께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자료에선 서울(14명)·세종(11.3명)·대전(8.3명) 등이 상위권이었다.
이를 두고 충북 교총은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내어 “충북 학생들의 서울대 진학률이 저조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전국 꼴찌라는 점에서 참담하다. 서울대 입시 통계가 대입 성적의 절대 기준이 아니더라도 김병우 교육감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충북교육청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2015년에 견줘 2020년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대학, 의학·교육·과학 등 주요 계열 합격률이 꾸준히 늘었다. 청주권 평준화고의 지난해 대비 올해 대학 진학 현황 분석 결과 명문대 중심에서 학과 중심 진학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모든 학교의 학업 성취도가 높아지는 등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충북 교총은 26일 낸 보도자료에서 “충북교육청이 재수생·중복합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자화자찬식 대입 합격률 발표를 한 의혹이 있다. ‘청주 평준화고 학력 실태 조사단’(가칭)을 공동으로 꾸려 최근 논란을 함께 검증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단체들은 서울대 진학률 관련 대립보다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 등을 요구했다. 충북학교학부모회는 26일 보도자료를 내어 “서울대 진학률만으로 교육환경을 운운하는 것에 반대한다. 교육청과 교육단체는 진부한 논의를 멈추고, 지역별·학교별 교육 격차 발생으로 생긴 교육 불평등 해소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청주지회 창립위원회도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서울대 진학 결과로 교육 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과거지향적이다. 하지만 청주지역 평준화고 19곳의 대학 진학 성적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교육공동체가 ‘평준화 정책 협의체’를 꾸려 대입 시책 등의 대안과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충북교육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