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리나무 언덕 너머로 밤마다 가시는 달님처럼 무심히만 가시는 님이여.”
권희돈 시인의 시 ‘무심천’의 한 부분이다. 무심천은 청주의 남북을 가로 지르는 하천이다. 청주 내암리에서 발원한 무심천은 30㎞를 무심히 흘러 미호천을 만나고, 금강으로 이어진다. 심천·석교천·남석천·대교천 등의 이름으로 불리다 무심천으로 자리 잡았다.
청주의 예인들은 무심천과 함께 흘렀다. 섬동(저문 꽃에게 묻다)·도종환(무심천)·이양철(무심천 갈대)·장영출(가을이 흐르는 무심천) 등 시인은 무심천을 노래했다. 박종희(벚꽃 증후군)·박순철(무심천을 달리다)·이영희(무심천 가을 역)·이종수(내암리에서 워터 멜론슈가를 떠올리다) 등 작가는 무심천을 이야기했다.
무심천과 더불어 흘러온 청주의 예인들은 오는 21일 오후 3시 무심천변 온몸문화공간에서 무심천을 노래하고, 이야기한다. 한국작가회의 충북지회·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등이 마련한 ‘무심천의 기억, 토크 콘서트’다. 권희돈·김은숙·류정환 시인 등은 무심천 시를 낭송하고, 박종희·정연승 등 작가들은 무심천을 이야기한다.
시 노래 프로젝트 블루문, 김강곤, 신태희 등 가인들은 무심천을 읊은 시에 곡을 붙인 무심천 노래를 무심천에 흘려보낼 참이다. 김영범 청주민예총 사무국장은 “우리가 무심코, 무심하게 흘려보낸 무심천을 예술가의 시선으로 돌아보고, 시·노래·이야기로 공유하려고 공연을 준비했다. 무심천을 더 사랑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한국작가회의 충북지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