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의 한 농가에서 2016년 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하자 방역 당국이 이동 제한 등 확산 차단에 힘쓰고 있다.
충북 음성의 메추리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충북도와 음성군 등은 추가 확산을 막으려고 이 농가의 메추리 72만6천여 마리를 매몰 처분하고, 확산 차단에 온 힘을 쏟고 있다.
8일 충북도와 음성군 등의 발표를 종합하면, 음성 금왕의 한 메추리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이 농장에선 지난 7일 메추리 30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으며, 진단 검사 결과 조류인플루엔자 에이치(H) 5 앤(N) 8형으로 확인됐다. 에이치 형은 전파속도와 치명률이 높은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크다.
충북도와 음성군 등은 이 농장의 메추리 72만6천 마리를 예방적으로 매몰 처분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추가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이날 밤이나 내일께 고병원성으로 확인되면 이 농장 반경 3㎞ 안 4 농가의 닭·오리 27만3천 마리도 매몰 처분할 계획이다.
이 일대는 닭·오리 축산 농가가 몰려 있어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 농장 반경 10㎞ 안에는 55농가가 닭·오리·메추리 등 380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하면서 음성군은 7일 동안 닭·오리 등과 축산 관련 차량, 종사자 등의 이동을 제한했다. 김원설 충북도 AI방역팀장은 “충북지역 모든 농가를 전화 예찰했다. 지금까지 이상 징후는 나오지 않았지만 앞으로 추가 발생 추이에 따라 닭은 간이 검사, 오리는 정밀 검사를 진행해 발병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북은 추가 확산을 막는 선제 조처로 ‘오리 휴지기제’를 추진할 참이다. 오리 휴지기제는 조류인플루엔자 발병 피해가 우려되는 농가와 협의해 일정 기간 오리 사육을 중단하는 조처다. 충북은 지난 2016년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으로 85농가에서 390여만마리의 닭·오리를 매몰 처분하는 등 피해가 커지자, 2017년 오리 휴지기제를 시행해 조류인플루엔자 한 건도 발생하지 않는 등 효과를 봤다.
충북지역은 553농가에서 닭·오리 등 2744만3천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29 농가 156만1천여 마리가 오리다. 김원설 AI 방역팀장은 “전북 정읍, 경북 상주, 전남 영암, 경기 여주 등에 이어 음성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해 농가들이 긴장하고 있다”며 “추가 확산을 막는 선제 조처로 오리 농가가 신청하면 휴지기제를 받아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북 정읍, 경북 상주, 전남 영암, 경기 여주 등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충북도 등이 청주·음성·진천·증평 등에 걸쳐 있는 미호천·무심천·보강천 등 철새도래지 6곳에서 드론 등을 활용한 방역에 나섰다.
충북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가 야생 철새에서 전염한 것으로 보고 청주·음성·진천·증평 등에 걸쳐 있는 미호천·무심천·보강천 등 철새도래지 6곳에 통제 초소를 설치했으며, 무인헬기·드론·살수차 등을 동원해 소독에 나서는 등 차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성식 충북도 농정국장은 “정부와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최근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는 야생 조류의 분변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역 장비, 인원 등을 총 동원해 소독과 차단 방역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충북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