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군 개인택시 기사들이 꾸린 택시 경찰대 발대식. 증평군 제공
충북 증평군은 충북지역 안에서 경찰서가 없는 유일한 자치단체다. 2003년 8월 이웃 괴산군에서 분리 독립하면서 줄기차게 자체 경찰서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인구를 보면, 괴산은 3만7567명, 증평은 3만6532명으로 1035명 차이다. 괴산은 자체 경찰서에 지구대·파출소·치안센터 등 11곳을 운영 중이지만, 증평은 증평지구대, 도안치안센터를 두고 괴산경찰서가 관할한다.
하지만 증평은 지난해 재난관리 평가 전국 최우수, 지역 안전지수 평가 충북 1위, 살기 좋은 지역 전국 4위를 기록하는 등 안전한 자치단체로 뽑혔다. 증평은 안전 지자체의 일등공신으로 2019년 3월 꾸린 ‘택시 경찰대’를 꼽았다.
개인택시 기사 68명으로 이뤄진 경찰대는 지역 곳곳을 누비며 경찰 못지않은 파수꾼 구실을 한다. 골목길 등 방범 취약 지역 순찰, 아동·여성 귀가 지원, 화재 등 재해 지역 순찰, 교통사고 2차 사고 예방 조처 등에 솔선수범이다. 택시 경찰대는 지금까지 교통안전 시설물 정비 79건, 방치 차량 신고 24건, 교통·화재 신고 3건 등 113건을 처리했다. 음영학 증평군 교통행정팀 주무관은 “지역을 속속들이 잘 아는 택시 기사들이 방범·치안 파수꾼으로 나서면서 전국에서 손꼽히는 안전 도시가 됐다”고 말했다.
택시 경찰대는 개인택시 증평군지부, 증평군, 증평소방서 등 민·관 합작품이다. 군은 택시 경찰대 활동을 지원하고, 소방서는 심폐소생·응급구조·화재 등 사고 대처 등을 교육한다. 괴산경찰서는 경광봉·삼각대 등 장비를 지원하고, 범죄·사고 대처 교육을 한다. 지난 7일엔 택시 경찰대 활동 지원 조례도 만들었다.
증평군은 31일 대전시에서 열린 참 좋은 지방자치 정책 대회에서 택시 경찰대를 소개했다. 홍성열 증평군수는 “증평 택시 경찰대는 충북 도내에서 유일하게 경찰서가 없는 지역의 치안 공백을 메우고, 지역 주민 안전 지킴이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한겨레 충청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