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국 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오른쪽 첫째), 허테정 대전시장(둘째), 설동호 대전시교육감(넷째) 등이 1일 오후 대전시청 1층 로비에서 개막한 ‘6월항쟁 사진전’을 둘러보고 있다.
대전역 광장에 모인 시민이 무엇인가를 한목소리로 외친다. 대전 은행동 동백네거리 아스팔트에 어깨동무하고 드러누운 대학생들도 목이 터지라 무엇인가를 외치고 있다. 이들 앞에는 최루탄으로 무장한 진압복 차림의 전경들이 돌격 태세를 갖추고 있다.
1일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 1층 로비에서 ‘6월항쟁 사진전’이 막을 올렸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권중순 대전시의회 의장,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김병국 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 등이 참석해 34년 전 민주화 투쟁을 회고했다. ‘6월항쟁 사진전’은 87년 대전의 민주화 투쟁 모습을 기록한 사진 20점과 서울의 6월항쟁 사진 등 66점이 선보였다. 시위대에는 당시 대학생이던 허태정 대전시장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김병국 이사장은 “당시 시민은 전경의 진압복과 방독면에 장미를 꽂아주며 민주화와 평화를 소망했다. 또 투쟁에 나선 학생들에게 김밥과 빵, 물을 나눠주고 박수로 격려해 주었다”며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꽃피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우리는 민주화의 꽃을 활짝 피웠다”고 말했다.
1987년 6월 대전의 거리는 서울 못지않게 민주화 투쟁의 열기로 뜨거웠다. 대전시민과 지역 대학생들은 날마다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며 4·13 호헌 조치 철폐와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했다.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는 전국 주요도시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6월 항쟁은 당시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표가 1987년 6월29일 한 ‘6·29선언’에서 4·13 호헌 조치 철회, 대통령 직선제를 통한 평화적 정권 이양 등을 발표를 하면서 민주시민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대전에서도 시민·학생 등 수만 명이 독재에 반대해 민주화 투쟁에 나섰다.
허태정 시장은 “87년 민주주의에 대한 응축된 바람이 폭발하는 사진 속 장면들은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한다. 미래 세대들이 이 전시회를 보면서 87년 6월 항쟁을 기억하고 국민적 열망으로 이룩한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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