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오창읍의 한 아파트 앞에 지난달 12일 숨진 채 발견된 중학생을 추모하는 꽃과 쪽지글이 놓여 있다.
성범죄·아동 학대 등으로 고민하다 숨진 채 발견된 ‘청주 중학생’ 사건과 관련해 숨진 학생의 의붓아버지가 검찰에 넘겨졌다.
2일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지난달 12일 숨진 청주 중학생 ㄱ, ㄴ양 사건과 관련해 ㄴ양 의붓아버지 ㄷ씨의 추가 조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두 학생 사건 관련 피의자 ㄷ씨는 지난달 25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친구 사이인 ㄱ, ㄴ양은 지난달 12일 오후 5시10분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두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 왔다. 현장에서 유서 형식의 메모가 발견됐지만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 시민이 지난달 22일 청주 성안길에서 열린 청주 중학생 추모제에서 헌화하고 있다.
두 학생이 숨진 뒤 시민사회단체, 교육계 등에서 진상 규명 요구와 추모가 잇따랐다. 충북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달 25일 낸 보도자료에서 “청주에서 학대·성폭행 피해 학생이 숨진 사건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 교육청은 위기 학생 상담 시스템 개선 등 대책을 마련하고, 교육청·수사기관·사회단체 등 청소년 범죄 피해 예방과 피해자 보호 공조 대응 체계를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도 같은 달 24일 성명을 내어 “성폭력·아동 학대 범죄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리돼야 하지만 이 사건에선 분리 조처가 이뤄지지 않았다. 두 학생의 죽음은 청소년 보호체계 부재가 부른 사회적 참사다. 가해자를 엄벌하고 청소년 보호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같은 달 22일 청주 성안길에선 두 학생 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에선 ‘많이 보고 싶고 사랑해’, ‘다음 생에도 친구해줘’,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등 쪽지글과 헌화 등이 이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선 의붓아버지 신상 공개와 엄중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17일 시작된 2건의 청원은 2일 오후 4시30분까지 12만4400여명과 3240여명이 동의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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