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소담동의 새샘마을6단지 작은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나무야 놀자, 숲놀이’ 수업 모습. 세종시교육청 제공
“선생님, 더 놀다 집에 가고 싶어요.”
세종시 소담동 새샘마을6단지 옆 괴화산에는 매일 아이들이 찾는다.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산으로 가 숲의 소리도 듣고 향기도 맡으며 논다. 교과서에 나오는 개구리랑 곤충도 찾아보고 만져본다. 숲에서 실컷 놀다보면 시간이 어찌 흐르는지 모른다. 아이들은 마을 작은도서관 선생님과 함께 방과후 시간을 보낸다. 엄마, 아빠가 없는 시간. 아이들은 작은도서관에서 보드게임도 하고 글쓰기와 토론도 한다.
새샘마을6단지 작은도서관의 마을방과후 프로그램인 ‘나무야 놀자, 숲놀이’를 진행하고 있는 김명숙 강사는 “마을 아이들에게 생태 감수성을 키워주기 위해 작은도서관 관장님과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며 “마을 안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배우고 놀 수 있도록 여러 방과후 프로그램을 만들어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참 좋아한다”고 말했다.
세종시교육청의 마을 돌봄·교육 프로젝트인 ‘학교 밖 마을방과후’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마을방과후는 마을이 주도해 방과후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교육청이 지원하는 사업이다. 작은도서관이나 지역돌봄기관에서 방과후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면 교육청이 각 프로그램에 맞는 강사를 구해 보내는 방식이다.
세종교육청은 이 사업을 2018년 8월에 시작해 4년째 운영 중이다. 지난해 세종시의 초등학생 1159명이 마을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평균 95.2%의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올해는 작은도서관 21곳과 지역아동센터 등 지역돌봄기관 15곳에서 120여개의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마을방과후는 마을 주민들을 한데 묶는 역할도 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의 자원봉사로 운영하는 작은도서관이 중심이 돼 아이들의 방과후 시간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한다. 학부모들의 바람도 방과후 프로그램을 짜는 데 반영한다. 교육청은 마을에서 결정한 마을방과후 프로그램의 운영을 도울 뿐이다.
이주혜 새뜸마을4단지 작은도서관장은 “마을방과후에서는 학교에서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할 수 있다. 마을 주민들의 수요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어 굉장히 인기가 좋다”며 “아이들은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마을 안 작은도서관에 편하게 놀러 오는 것이다”라고 했다.
도승환 세종시교육청 방과후학교팀장은 “세종의 마을방과후는 마을 작은도서관의 자원봉사자들과 협업을 통해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것”이라며 “주민들이 마을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마을의 돌봄·교육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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