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고, 가두고, 막고.
속초시가 15일 도문동 도천교에서 ‘물 자립도시 완성 선포식’을 연다. 속초시는 2018년 초겨울 가뭄 장기화로 아파트 격일제 제한급수가 실시되고 음식점과 목욕탕 등이 문을 닫는 등 그동안 만성적인 물부족을 겪었다. 2016년에도 55일 동안 제한급수가 시행됐고, 1995년과 1996년에는 그 기간이 무려 77일에 달했다.
현 김철수 속초시장의 1호 공약도 바로 “물 문제 해결”이었다. 그가 2018년부터 추진해온 핵심 사업은 ‘뚫고, 가두고, 막고’다. 속초시는 일단 뚫었다. 먼저 지하 암반관정 개발에 주력했다. 현재까지 학사평과 설악동, 조양동 등 14개 암반관정에서 하루 1만5천t의 추가 수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가두고 막았다. 지금껏 바다로 흘려보내던 물을 가두기 위해 취수원인 쌍천에 하루 7천t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1.1㎞, 높이 7.7m의 지하댐을 올해 6월에 완공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물은 2018년 갈수기 때 최대 물 부족량(하루 1만3천t)을 넘어선다. 물 공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도 추진하고 있어 2023년이면 하루 5천t의 누수되는 물을 추가로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잦은 제한급수의 원인은 취수원 부족 때문이다. 속초의 주 취수원인 쌍천은 길이가 짧고 경사가 급한 탓에 하천에 물이 머물지 않고 바다로 빠져나간다. 최근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는 고층빌딩 등도 물 부족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