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지역 환경오염 주범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는 농사용 폐비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원도 강릉시가 농가에 생분해성 멀칭(바닥덮기)비닐을 무상 지원한다.
강릉시는 2일 사업비 12억원을 들여 새해부터 생분해성 멀칭비닐을 지역 모든 농가에 지원하는 사업을 한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7000여 농가에 농지 1000㏊ 규모로 멀칭비닐 약 1만5000롤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사업 형태로 생분해성 멀칭비닐 보급 사업을 하는 곳은 있지만, 필요한 모든 농가에 실비 지원을 하기는 전국에서 강릉시가 처음이다.
멀칭은 농작물을 재배할 때 잡초 억제나 수분 관리, 냉해 예방 등을 위해 보통 검은색 비닐로 땅을 덮어주는 일을 말한다. 비닐을 씌우면 잡초 제거 등에 필요한 농약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생산량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폐비닐 쓰레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상당수 농가에서는 이를 땅에 묻거나 몰래 태우는 경우가 많았다. 또 농경지 주변에 방치돼 미관을 해치거나 바람에 날려 나무나 전깃줄 등에 걸리는 등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왔다.
하지만 생분해성 멀칭비닐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토양에서 그대로 분해돼 별도로 수거하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노동력 부족과 비싼 인건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영농 폐비닐로 인한 토양·환경오염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문제는 일반 비닐에 견줘 4배 이상 비싼 가격과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에 강릉시는 농민들의 부담 경감과 사용 확대를 위해 구매 가격의 80%를 보조금으로 지원해 일반 비닐 가격으로 생분해성 멀칭비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순남 강릉시 농산지원담당은 “2019년부터 시범사업을 통해 생분해성 멀칭비닐의 효과를 확인했고, 이를 시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사업비를 편성했다. 농촌 인력부족 해소와 환경오염을 줄이는 등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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