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시 봉의동에 있는 강원도청 모습. 강원도가 새 청사를 옛 미군기지인 캠프페이지에 짓겠다고 4일 발표했다. 강원도 제공
강원도청 새 청사가 춘천의 옛 미군기지인 캠프페이지에 건립된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4일 오후 강원도청 본관 2층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춘천시가 제안한 캠프페이지를 도청사 신축 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 청사 터에 신축하는 것에 견줘 약 700억원의 매몰 비용 절감 △2027년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개통에 따른 접근성 향상 △주한미군 주둔지역으로 강원평화특별자치도를 지향하는 상징성 △레고랜드~캠프페이지~원도심을 연결하는 문화·관광·행정 벨트 구축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춘천시 봉의동에 있는 강원도청 현 청사는 준공된 지 65년이나 되고, 정밀안전진단 결과 디(D)등급 또는 시(C)등급인 것으로 나타났을 뿐 아니라 내진 성능 평가에서는 붕괴 우려까지 제기돼 신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강원도는 2020년 10월부터 도청사 신축 타당성 조사·기본계획수립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등 도청사 신축을 공식적으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일부 시·군이 도청사 춘천 외 이전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결국 이재수 춘천시장이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을 열어 “춘천시민은 도청 신청사 터는 당연히 춘천이라고 생각하지만, 도시 간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이런 논란을 속히 정리하지 않으면 지역·도민 간의 갈등과 정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캠프페이지에 도청사를 신축하자고 제안해 논란 진화에 나섰다.
춘천시가 도청사 신축 후보지로 캠프페이지를 공식 제안하자 강원도는 지난달 15일부터 24일까지 춘천시민 226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캠프페이지 이전에 65.5%가 찬성했고, 25.2%가 반대했다.
강원도가 그동안 논란이 일었던 도청사 후보지를 확정하면서 건립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강원도가 이날 공개한 사업비는 3089억원으로 연면적 11만㎡(사무공간 6만㎡·주차공간 5만㎡) 규모다. 착공 시점은 2025년 1월로 2027년 6월 완공 예정이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도청 신축은 안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 짓는 것으로 도청 소재지 이전이 아니라는 것을 도민께서 이해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도의 새 청사가 강원도의 분단 시대를 마감하고 평화와 번영의 중심이 돼 통일시대라는 미래 가치를 담는 새 그릇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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