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문화제가 29일부터 5월1일까지 강원도 영월에서 열린다. 단종국장 재현 행사 모습. 영월군 제공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숙부에게 죽임을 당한 ‘비운의 왕’ 단종을 기리는 단종문화제가 29일부터 5월1일까지 강원도 영월군 장릉과 동강 둔치 등에서 열린다.
영월군이 주최하고 영월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조선 6대 임금인 단종의 고혼과 충신들의 넋을 축제로 승화시킨 영월의 대표적인 향토문화제다. 단종은 1452년 12살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지만 1455년 15살에 숙부인 세조에게 왕위를 찬탈당하고, 병자옥사를 거치면서 영월 청령포로 유배돼 관풍헌에서 죽임을 당했다.
단종은 1698년(숙종 24년)에 이르러 왕으로 복위됐으며, 묘호는 단종으로 능호는 장릉이라고 했다.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에 있는 장릉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40기 가운데 하나다. 영월주민들은 단종이 승하한 뒤부터 장릉 제례와 국장재현 등의 행사를 진행하며 단종을 기리고 있다.
올해 행사에서는 단종국장과 칡줄다리기, 정순왕후 선발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특히 대한민국 유일의 조선시대 국장 재현행사인 단종국장은 단종 승하 550년만인 2007년부터 실시됐다.
또 단종문화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칡줄다리기는 강원도 무형문화재 등재를 목적으로 진행된다. 주민들은 강원도 무형문화재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칡줄다리기의 뿌리를 찾기 위해 길이 70m, 무게 7000㎏에 이르는 칡줄을 만들어 장릉에 전시할 계획이다. 칡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기록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한다.
1998년부터 기혼 여성이 참가해 정순왕후와 김빈, 권빈을 선발하는 정순왕후 선발대회도 눈길을 끈다. 정순왕후는 단종과 이별 뒤 평생 단종을 그리며 비단 염색 일을 통해 82살까지 자신의 생계를 책임졌던 강인한 여성이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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