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강원

“소솔들 이기 울매만이나”…강릉 추석 펼침막에 눈길 가네

등록 2022-09-08 13:59수정 2022-09-09 02:31

㈔강릉말사투리보존회가 시내 곳곳에 귀성객 등을 환영하는 사투리 펼침막을 내건 모습. 강릉말사투리보존회 제공
㈔강릉말사투리보존회가 시내 곳곳에 귀성객 등을 환영하는 사투리 펼침막을 내건 모습. 강릉말사투리보존회 제공

한가위를 앞두고 강원도 강릉시내 곳곳에 정겨운 사투리 펼침막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릉말사투리보존회는 강릉시의 도움을 받아 버스터미널 등 주요 도로 곳곳에 귀성객 등을 환영하는 사투리 펼침막을 내걸었다.

펼침막은 ‘반갑소야! 이쁜 언나들, 소솔들 이기 울매만이나?(반갑습니다. 예쁜 아이들, 가족(식솔=집안 식구들) 이것이 얼마만이니?)’라는 사투리를 통해 가족이 모두 만나는 반가움을 정감있게 표현했다. 또 ‘느들 얼러 친정에 가거라. 설거지는 내거 하마(너희들 얼른 친정에 가렴. 설거지는 내가 할게)’, ‘야들아 메물적이 머이 그래 맛있나? 시나미 꼭꼭 씹어 먹아(얘들아. 메밀전이 뭐 그렇게 맛있냐?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 등 오래간만에 가족을 만난 고향의 푸근함을 느낄 수 있는 글귀도 있다.

이밖에 ‘벌초 때 조심하시우야~ 땡삐집 건들믄 클난다니!(벌초 때 조심하세요. 벌집 건들면 큰일나요)’, ‘송편은 짐이 포옥 나두룩 찜으 포~옥 들예이대!(송편은 김이 폭 나도록 찜을 폭 들여야 돼)’, ‘한가우 달맞이는 강릉 곙포대로 마커 오시우야(한가위 달맞이는 강릉 경포대로 모두 오세요) 등의 펼침막도 명절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박명규 ㈔강릉말사투리보존회장은 “고향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정겹고 따뜻한 고향말로 맞이하기 위해 준비했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와 태풍 등으로 모두가 어렵다. 가족들이 모여 펼침막에 나온 강릉말을 소재로 한번 환하게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릉은 타고 넘기 어려운 대관령(832m)을 관문으로 둔 탓에 강릉단오제(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와 합동세배 등 독특한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억양이 강하고 퉁명스럽지만 정겹기 그지없는 강릉사투리는 고뱅이(무릎), 수구레(숙여라), 쎄라(씻어라) 등 옛말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언어의 보물섬’으로도 불린다. 2011년 강릉말사투리보존회가 연 학술세미나에서 이익섭 서울대 명예교수는 “강릉말은 말의 길이(음장)나 높낮이(성조)에 따라 말의 뜻이 달라지는 단어들이 많고 활자로 인쇄할 때 찍을 수도 없는 아주 귀하고 귀한 언어요소들이 가득하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에 나오는 고어의 흔적이 강릉말에 그대로 남아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