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시아리조트 매각 입찰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케이에이치(KH)그룹 관계사 사무실과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27일 최 전 지사 자택과 케이에이치그룹 관계사 사무실, 관계자 자택, 강원도개발공사 등 20여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춘천지검으로부터 이 사건을 넘겨받았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지난해 6월 경쟁 입찰을 거쳐 알펜시아리조트를 케이에이치그룹 산하 특수목적법인 케이에이치강원개발주식회사에 7115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 두곳이 모두 케이에이치그룹 계열사로 드러나, 입찰 과정에서 짬짜미와 함께 강원도와 케이에이치그룹 사이에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서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 강원경찰청은 지난달 최 전 지사와 도청 실무 관계자, 케이에이치그룹 관계자 등 3명을 입찰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알펜시아는 김진선 전 강원지사(1998~2010)가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2010년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수하리 일대 483만㎡ 터에 조성한 종합 리조트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주 무대로 활용돼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에 기여했지만 잦은 설계변경과 저조한 분양으로 조성 당시 채무만 1조189억원에 이르는 등 ‘돈 먹는 하마’로 불렸다.
이에 강원도는 그동안 수차례 비공개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최문순 전 지사(2011~2022)는 2020년 10월부터 공개경쟁 매각을 추진했으나 이 역시 성공적이지 못했다. 네차례의 공개경쟁 입찰과 두차례의 수의계약 모두 유찰되면서 9500억원부터 시작된 매각 대금은 7000억원대까지 낮아졌다. 케이에이치그룹이 알펜시아를 품에 안은 건 지난해 6월 진행된 ‘5차’ 공개입찰이었다.
최 전 지사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다. 수차례 유찰 끝에 가까스로 ‘돈 먹는 하마’를 판 만큼 최종 매각 대금 수준만 놓고 특혜를 줬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외려 정치적 동기를 바탕에 깐 수사로 의심한다.
최문순 전 지사 쪽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기소를 정해놓고 하는 정치적 수사, 최 전 지사에 대한 모욕 주기, 흠집 내기 수사가 아니길 바란다. 사정기관을 동원한 윤석열 정부의 전임 정부 지우기가 지방정부까지 확대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케이에이치그룹 쪽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자산처분시스템을 통해 법과 절차에 따라 최고가 공개경쟁 입찰을 진행했고, 케이에이치강원개발은 이에 적법하게 응찰했다. 검찰 등의 조사에도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혁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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